한국의 대중음악과 드라마, 자동차 산업 성공 스토리 등 대표적인 한류 콘텐츠를 담은 한국학 강좌가 동영상으로 제작돼 실시간으로 외국대학에 보급된다.

외국의 한국학 연구를 지원하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은 19일 동남아한국학회 주최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제4회 한국학 국제회의에서 인도네시아 국립대(인도네시아), 말라야 국립대(말레이시아), 출라롱콘대(태국), 호찌민 인문사회과학대(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4개 주요 대학과 `글로벌 e-스쿨' 협약을 맺는다고 밝혔다.

글로벌 e-스쿨은 국제교류재단이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한국학을 언어 중심에서 한류, 정치, 경제, 산업(IT·자동차) 프로그램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목표 아래 새로 도입한 학문보급 시스템이다.

재단 측은 "각 강좌는 국내 대학의 분야별 전공교수가 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한 것으로 서울대, 고려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국외대 등 서울지역 7개 주요 대학이 우선적으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당장 3월부터 동남아 지역 주요 대학에 서비스되는 강좌는 `한류와 아시아 팝문화'를 비롯해 `한국의 자동차 산업-한국의 경제·사회적 발전', `e-정책 이론과 전략', `세계화와 한국의 재벌' 등으로 이 지역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소개된다.

이번에 협약을 맺은 인도네시아국립대 등은 정식으로 인터넷 강좌를 개설해 수강생을 모집하고 매학기마다 한두 개씩 이같은 인터넷 동영상 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된다.

특히 중장기적으로는 인터넷 동영상으로 한국학 관련 강좌를 이수한 외국의 대학생들이 한국학 전공 학위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으로 재단 측은 전망했다.

김병국 재단 이사장은 "그동안 외국에 한국학을 보급할 필요성이 많이 제기돼왔지만 정작 한국학을 공부한 국내외 교수들이 적어 어려움을 겼어왔다"며 "인터넷 실시간 강좌가 만들어짐에 따라 돌파구가 열릴 걸로 본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한글을 비롯해 문학, 역사, 철학 중심으로 운영돼온 한국학의 줄기를 이제는 한국의 경제, 정치, 사회학, 산업, 공공행정, 한류문화 등으로 전환할 때"라며 "미국, 일본 중심으로 운영돼온 한국학의 기반도 동남아 지역 등으로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시아, 동유럽 등은 한국의 위상 제고로 한류에 관심을 갖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는데도 한국학은 줄곧 미국, 일본 중심으로만 보급돼왔다. 게다가 재단 측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현대 상황을 다룬 강좌는 거의 없었다.

한편 호주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 9개국의 주요대학 총장, 부총장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학의 국제화를 위한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21일까지는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학의 현주소를 조망한 논문 65편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