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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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시론]대학사회와 시대정신
김광명 본지 논설위원, 숭실대 철학과 교수
한국대학신문에서 2011년의 핫키워드로 '구조조정' '법인화' '입학사정관제'를 들고 있다. 이것 모두 대학들이 현재 당면하고 있는 화급한 문제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단순한 핫키워드가 아니라 이 시대 대학사회를 관류하는 진정한 정신, 곧 '시대정신(時代精神, Zeitgeist)'이 무엇인가를 묻고 싶다.
이제는 다소간에 식상한 말이 되어버린 대학의 위기, 특히 인문학의 위기나 이공계의 위기가 새삼 떠오른다. 무엇이 위기이고 위기의 극복은 가능한가. 모든 것이 제도이기에 앞서 사람이 문제이다. 제도와 사람은 이중적인 관계이다. 사람이 제도를 만들지만. 만들어진 제도는 사람을 제약하기 때문이다. 흔히들 수요공급에 따른 시장원리를 말한다.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의 물건 값이 아니라 사람의 값이다. 사람 값은 가격(price)이 아니라 가치(value)여야 한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은 가치, 매력, 감성이 수반되어야 세상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누구나 나름대로 영향력을 발휘하며 살고 싶을 것이다. 이러한 덕목은 인간성에 관한 문제요, 인문정신이 추구하는 바이다.
시대정신이란 사전적 의미에서 보면, “한 시대의 문화적 소산에 공통되는 인간의 정신적 태도나 양식(樣式) 또는 이념”, “한 시대에 지배적인 지적·정치적·사회적 동향을 나타내는 정신적 경향”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시대란 당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후대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유는 분명하다. 대학의 본분은 이윤을 창출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가적인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교육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키워드는 단순한 동향을 종합하는 게 아니라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고 실천해갈 수 있으며, 한국사회와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정신이어야 할 것이다. 시대정신은 정확한 역사인식에 바탕하여 현실 상황을 직시해야 마련될 것이다.
시대정신에 대해 고민하던 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사단법인 시대정신이 발간하는 계간 시대정신이 있으며 보수성향의 사상이론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대정신이란 이해관계의 한 축을 담당해서는 안 될 뿐 아니라 이념적 편향이어서는 더 더욱 곤란하다. 그야말로 균형잡힌 건전한 상식을 근거로 보편적 정서를 담아내야 한다. 우리가 희망하는 사회복지국가는 시장경제적 성장을 근간으로 하되 사회주의적 이념이 담긴 복지이다. 복지는 성장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한 쪽이 무너진 공허한 구호는 곤란하다. 시대정신을 편의주의대로 사용해서는 서구 근대 사상가들인 헤르더, 괴테, 헤겔의 보편정신을 욕보이는 일이다.
요즈음 교육역량을 강화하고자 모든 대학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타자를 배제하는 경쟁적인 교육역량이 아니라 더불어 상생하고 공존할 수 있는, 그래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경쟁력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미래의 생존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고, 그것이 행복과 성공에로 이끈다. 이는 인간다운 삶의 질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부(富)와 수명 등 측정가능한 지표로서 행복의 조건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조건이지 행복 자체는 아니다. 이는 모든 주제들 중의 주제요, 이에 대한 논의와 검토 없이는 어떤 것도 자명하지 않다. 성공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하기에 성공한 것이다.
필자가 봉직하는 대학에서도 강조하는 화두가 늘 ‘학생이 만족하는 강한 대학’이다. 물론 만족도를 객관화하여 제시할 수 있지만, 진정한 행복은 인간다운 가치에서 나온다. 행복은 좋은 삶이요, 선(善)한 삶이다. 인간다운 삶이 바로 경쟁력이다. 이를 위해 대학만이 할 수 있는 대학다움, 곧 대학의 격(格)과 품위가 필요하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1-01-20 오전 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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