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대학들 ‘진통’은 여전
사분위 정책에 구경영진 대학 복귀 ‘탄력’
경영권 놓고 구재단·구성원 간 갈등 지속
정상화 대학들이 ‘불완전 정상화’로 여전히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해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가 이사진 과반수 이상을 종전이사측에 배분하는 것을 원칙화함으로써 금전 비리, 독단적 경영 등의 문제로 퇴진했던 구경영진의 대학 복귀에 탄력이 붙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영권을 잡으려는 구재단과 이를 막으려는 구성원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지대는 지난 24일 정상화 이후 첫 이사회를 열었으나, 구재단 복귀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발이 지속돼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사분위는 지난해 12월 22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상지대 정이사 선임을 마무리하고, 이사정수 9명 중 총 4명을 구재단측 인사로 임명한 바 있다.
이 같은 사분위 결정에 반발, 현재 상지대 구성원들은 수개월 동안 진행해 온 이사장실 점거 농성을 지속하며 구재단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구성원들은 첫 이사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구재단 퇴진에 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공식 표명했다.
상지대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박병섭 위원장은 “대학 운영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종전이사측에 경영권을 준다면 제대로 된 정상화라고 볼 수 없다”며 “구재단측이 퇴진할 때까지 항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정상화 1년차를 맞은 조선대 역시 구재단과의 갈등으로 끊임없는 진통을 겪고 있다. 조선대는 지난해 1월 1일 20여년 만에 정상화됐으나, 이사정수 9명 중 3명이 구재단측 인사들로 채워져 대학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 간 대립이 여전하다.
특히 지난 1년간 조선대는 구재단측 인사들이 제기한 각종 고발·소송으로 애를 먹었다. 구재단이 현 경영진을 논문 표절,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수차례 검찰에 고발하면서 대학이 혼란에 휩싸인 것이다. 그러나 종전이사측이 제기한 고발·소송에 대해 검찰은 잇따라 대학측의 손을 들어주며, 구재단의 주장에 무리가 있음을 보여줬다.
조선대 대학자치운영협의회 이철갑 사무국장은 “지난해 12월 말경 법원이 구재단측에서 제기한 논문 표절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다. 또 명예훼손 건도 무혐의로 종결됐다”며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은 몇 건의 고발·소송 건이 있는데, 대학측이 잘못한 점이 없기 때문에 잘 해결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사무국장은 “비리로 퇴진한 종전이사측에 경영권이 넘어가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며 “현재 조선대가 겪고 있는 진통은 완전한 정상화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본다. 큰 흐름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정상화 대학들이 계속해서 구재단과의 마찰로 진통을 겪자, 대학사회에선 사분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분위가 잘못을 저질러 물러난 종전이사측의 대학 복귀를 사실상 돕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한 대학 교수는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더라도 구재단이 대학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정부가 정의사회를 구현하고 있지 못하면 사분위라도 정의를 찾기 위해 애써야 하는 게 아니냐. 사분위가 대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생각이 있기는 한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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