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대학 등록금 3%대 인상
고려대·서강대·성대 등···“인상 이유있다”
서울 주요대학들이 2011학년도 1학기 등록금을 3% 선에서 인상한다고 밝혔다. 3%는 교과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던 마지노선으로, 4.7%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건국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선에서 학생들과 등록금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
당초 5.1% 인상을 제시했다가 학생들의 심한 반발에 부딪혔던 고려대는 지난달 27일 등록금을 2.9% 인상키로 했다. 예산조정팀은 이에 대해 “신입생에게 등록금 고지서를 보냈다. 재학생 역시 신입생과 동일하게 2.9%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도 2.9% 인상을 결정했다. 서강대는 총 3차례의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거쳐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기획예산팀은 “교과부에서 제시하는 교원확보율을 맞추려면 향후 몇 년 간은 해마다 20~30명의 교수를 신규채용 해야 한다”며 “교수를 신규채용하면 연구비 지원, 봉급 지급 등에 필요한 자금도 크게 늘어난다. 이 같은 부분을 채우려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성균관대 역시 3%로 결정했다. 지난 21일 대학측은 3.4%를 제시했지만, 등심위 논의를 통해 0.4%를 덜어냈다. 예산기획팀은 이와 관련 “성대는 현재로선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학생측과 합의를 마쳤고, 신입생을 비롯한 학부는 3% 인상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양대 역시 2.9%에서 결정지었다. 예산팀은 이와 관련 “등심위에서 아직 확실한 결론이 나진 않았지만, 거의 확정적이다”라고 밝혔다. 예산팀 관계자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가장 이상적인 게 인하겠지만, 대학입장에서는 최근 사정이 너무나도 어렵다”면서 “특히 올해 동결하는 대학이 많아 애를 먹었지만, 인상분의 상당부분은 교육환경 개선 쪽으로 투자하기로 해 학생들이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주요권 대학들의 이와 같은 등록금 인상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서울대·연대·이화여대 등이 동결을 일찌감치 선언, 등록금 동결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 19일 고려대가 5.1%를 제시한 후 논란이 불거지면서 ‘눈치작전식’ 등록금 인상으로 치달았다.
이들 대학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대학의 사정상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3% 선을 훌쩍 넘긴 4.7% 인상을 결정한 건국대 측은 “다른 대학과 비교해 최대한 2011년도 예산을 긴축으로 편성했지만, 물가상승률에 따른 실습비, 전기료 등을 감안해 4.7%인상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특히 올해 과학관 건축과 교수충원 등 교육여건 개선에 많은 비용이 투자될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이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5.1% 인상’을 밝혀 논란이 됐던 고려대는 ‘미리 3% 인상을 계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르고 있다. 조우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이에 대해 “등심위가 깨진 후 대학 측이 따로 불러 3% 인상안은 받아들이겠냐고 제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총장인 이기수 대교협회장이 대학들에 줄곧 3% 인상을 강요한 것도 이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 주요대학들이 이처럼 3% 선에서 인상을 결정하면서, 아직 인상을 결정하지 못한 지방 사립대의 줄줄이 인상도 예상된다. 전남의 한 사립대 교수는 “서울대·연세대가 이미 등록금 동결을 확정한 마당에 고려대까지 동결했다면 우리 같은 지방 사립대들은 선택의 여지조차 없어졌을 것”이라며 “고려대·성균관대 등 주요 사립대들이 등록금 인상을 강행한다면 교과부도 동결한 대학에만 수혜를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지방 사립대 측 역시 “그동안 지방 사립대들은 정부에게 너무 많이 속았다. 이제 더는 정부를 신뢰하고 등록금 동결로 인한 어려움을 감내해 나갈 수 없다”며 “고려대, 성균관대 등이 등록금 인상 움직임을 보여줘서 안도가 되는 게 사실이다. 정부가 주요 사립대들을 외면하기는 힘들 것이기 때문”이라며 등록금 인상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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