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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축제로서의 ‘졸업식’을 위하여
김용조 광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매년 대학가의 2월은 졸업식으로 분주하면서 학위수여자에게 가슴 설레게 하는 시즌이다. 그런데 2년 전 몰아닥친 미국의 금융위기가 우리경제에 파급되고 그 여파가 2번째 쓰나미가 되어 대학가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대량의 대졸실업자를 양산시켰다. 그 결과 축제 분위기이어야 할 대학가의 졸업식은 우울한 학위수여식이 될 것 같다.

이렇게 어려운 여건일수록 실망이나 포기하지 않고 졸업의 참뜻을 되새기며, 대학 졸업식의 정체성을 찾아 바로 잡는 노력이 개인과 사회 그리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우리 반드시 필요하다.

졸업의 참뜻은 졸업식장에서 사각모를 쓰고 가운을 입는 연유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스에서 유래된 사각 학사모는 네모난 흙 손 판을 손에 들고 열심히 일하기 위하여 사회로 떠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즉 노동이 가장 고귀하다는 것을 머리에 쓰고 살아가는 것이 그 참뜻이란다. 그리고 발밑까지 내려온 검은 가운을 입는 것은 신분과 상관없이 학문 앞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상징하며, 이는 대학이 곧 자유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흔히 졸업을 끝이자 새로운 시작이라고 얘기 하면서 하나의 매듭에 비유하곤 한다. 왜냐하면 졸업이란 인생 전체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매듭 중 하나의 마무리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즉 졸업은 삶이 연출할 수 있는 수많은 매듭 중 하나의 매듭에 불과할 뿐이며, 우리 인생은 새로운 매듭을 만들기 위해 다시 시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졸업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현시한 졸업식이야말로 그 자체가 신성하고 고귀하며, 조금도 지루함 없이 엄숙하면서도 갈채와 감동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사각모와 가운을 입은 우리 젊은이들의 졸업식이 희망을 가지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터를 향해 나가는 출정식이 될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의 졸업식장은 취업을 하지 못하거나 수상을 하는 경우가 아니면 대다수 졸업생들이 식장에 참석하지 않아 주인을 잃은 의자만이 쓸쓸히 자리를 지키게 되었으며, 참석한 졸업생들 조차도 행사의 지루함을 달래려는 듯 캠퍼스 곳곳에서 카메라를 가지고 서로의 모습을 찍어가며 소중한 순간들을 별 생각없이 보내고 있는 것이 오늘날 대학 졸업식의 풍속도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대학 당국이나 기성세대는 과거 잘 나가던 대학시절의 잣대를 가지고 우리 젊은이들을 꾸짖거나 힐책할 수 있을까, 큰 학문을 일구어 사회를 향해 네모난 흙 판을 머리에 이고 일하러 가는 졸업생들에게 일터조차 제공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그들만을 나무랄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한편으로 졸업생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졸업 후 취업을 비롯한 자신의 진로문제를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지 않고 국가나 대학 당국, 사회의 탓으로 돌려서도 안 된다. 경제의 국경이 사라진 글로벌 시대에 자신의 전공과 관계없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필요로 했을 때 거기에 부응할 수 있는 멀티형 직업관을 가지고 자신의 창의성과 능력 그리고 잠재력을 갈고 닦는데 촌음을 아껴가며 최선의 노력을 경주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취업이 가장 좋은 선물이 되어버린 지금, 이제 우리는 졸업의 진정한 의미를 되찾고 그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물음에 답을 해야 한다. 국가나 사회 공동체는 젊은이들이 그들의 창의성과 능력 그리고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일터를 만드는 데 좀 더 진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졸업생들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인성을 가지고 자신을 만들어 가는 창의성을 키우며, 그것을 꾸준히 유지해 가는 전문성 신장에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의식과 의지들이 실천적 현실로 나타날 때, 상아탑의 졸업식 풍속도는 조금씩 예전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다.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 고귀함과 신성함을 부여하여 갈채와 감동을 선사하며 희망과 감사가 충만한 졸업 환타지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1-02-10 오후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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