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추진 대학들…설립은 ‘희망사항’일 뿐
정부…당분간 의료 인력 증원 계획 없어
인천대가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설립에 박차를 가하면서 그동안 의과대학과 의전원 설립 포부를 밝혀왔던 대학들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정작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정부는 의료 인력 증원 계획이 없다고 밝혀 ‘맨 땅에 헤딩’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의대·의전원 설립을 위해선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의 인가가 필요한데, 보건복지부(복지부)의 의료 인력 증원 계획없이는 교과부 인가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복지부는 10년 넘게 의료 인력을 동결하고 있다.
그동안 의대·의전원 신설을 추진해 온 대학은 인천대, 목포대, 동의대 등이다. 그러나 이들 대학의 의대·의전원 설립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10일 인천대에 따르면 의료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정원 80명 규모의 의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의료원을 협력병원으로 두고 송도국제도시 11공구에 8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을 짓는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의전원 설립을 적극 추진했던 인천시와 설립을 제안했던 인천의료원의 수장이 바뀌면서 인천대 의전원 설립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인천대 박재윤 발전기획본부장은 “인천대 의전원 설립을 함께 추진하던 시정부 인사와 인천의료원장이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인천시는 의전원 설립에 대해 입장이 불분명하고, 인천의료원도 내부 문제들로 복잡해 현재는 통합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없고 논의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지역 시민단체와 의사회 등도 의전원 추진에 대해 부정적이서 최종 설립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의사 공급과잉 문제뿐 아니라 공공의료기관인 인천의료원과의 통합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 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인천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이기 때문에 대학병원으로 바뀌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인천광역시의사협회도 “인천대가 부속병원으로 추진하는 인천의료원은 공공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다. 인천대 부속병원이 될 경우 의료 소외계층의 결핍이 심각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인천에는 이미 의대가 2개나 있고, 대학병원도 있어 의료 인력의 과잉 공급 상황”이라고 인천시의사회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재윤 본부장은 “인천의료원과 통합이 되더라도 기본적으로 의료원의 공공적 성격은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공감대 형성을 위해 시민 공청회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큰 산은 정부다. 근본적으로 정부의 정책 방향이 바뀌지 않는 이상 모든 게 답보상태일 수밖에 없다. 현재 복지부와 교과부는 의대·의전원 증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과부 대학지원과 관계자는 “의대 정원을 줄이면 줄였지, 늘릴 계획은 없다”며 “복지부와 3~4월 이에 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지만 큰 입장 변화는 없을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때문에 인천대는 물론 다른 대학들의 의대·의전원 설립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15년간 의대 설립을 숙원하고 있는 동의대는 법인에서 운영하는 종합병원 등 필요 요건은 갖췄지만, 정부의 인가가 떨어지지 않아 문제라며 답답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기획부 김민식 부장은 “동의대는 동의학원에서 이미 종합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의대가 없다”며 “오랜 기간 준비해왔지만 티오(TO)가 나질 않으니 힘이 빠진다”고 토로했다.
목포대는 지난해 약대 신설 분위기를 의대 설치까지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나타냈지만 정부의 인가 없이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기획평가과 홍석준 부처장은 “약대 유치 이후 의대설립추진위원단을 바로 구성해 본격적인 의대 설립 추진에 들어갔다”며 “총장님이 직접 정부기관에 가서 실제 우리 지역의 열악한 의료 서비스 실태를 설명하며 의료 인력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계속되는 동결 방침에 대해 대학들은 의대·의전원 설립 추진 대학과 연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인천대 관계자는 “의대 설립 추진 대학들과 연대해 정부에 의료 인력 증원을 적극 요구할 방침”이라며 “목포대 등 다른 대학들과 이와 관련해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