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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학생 댓가로 얻은 서울대, 축복이었다”
정년퇴임 김정오 교수 “좋은 교육·연구조건 고마워”
“서울대가 제공한 훌륭한 조건들 때문에 우리들의 학문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를 떠나는 정년퇴임 교수들의 대표로 인사말을 맡은 김정오 심리학과 교수<사진>가 28일 문화관 중강당에서 열린 교수 정년식에서 “서울대에 고맙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사립대나 지방대에 있는 제자 교수들의 열악한 교육, 연구 환경을 잘 알고 있다”면서 “서울대라는 좋은 교육, 연구 조건이 없었더라면, 수십 편의 실험 논문들을 발표할 수 없었을 것이고, 미국의 훌륭한 저널에 실험 논문들을 발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80년부터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김 교수는 서울대의 지난 시기에 대해 “1980년 대 초기는 참으로 어려운 시기였다. 도서관 난간에서 구호를 외치던 학생이 아래로 떨어지는 광경을 차마 볼 수 없었다. 교수·학생 모두 민주화의 꿈과 전문 교육과 연구의 꿈을 연결시키기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김 교수는 이를 가리켜 “많은 학생들과 시민의 희생의 댓가로 얻어진 지난 십 수 년”이라면서 “지난 십 수 년은 우리 모두에게 축복이었다. 정치적인 고민과 갈등과 격정이 없이 가르치고 연구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고, 연구 여건도 매우 나아졌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함께 퇴임하는 교수들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이제 그 어느 나라보다 고령화 사회에 빨리 진입하고 있다. 정년 후의 삶은 퇴임하는 저희 모두가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정년퇴임 후의 생활에 대해서는 “다행스럽게도 우리들에게 좋은 모델이 있다. 바로 서울대 명예 교수님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명예교수 회보를 보니 선배 교수님들의 학술 활동이 대단하더라. 좋은 생각을 글로 발표하시고 연구도 활발하게 하고 계시다. 최고의 지성인답게 건강을 잘 관리하시면서 고령화 사회에서 모범이 되는 삶을 살고 계셨다”면서 “나도 그렇게 성공적인 노후의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1969년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로체스터대 심리학박사를 받은 후 1980년 서울대에 부임해 지각심리학을 강의해 왔다.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교무부학장, 학생생활연구소장을 맡았으며, 한국실험심리학회 회장, 한국심리학회 부회장으로 일했다.

한편, 이날 김 교수와 함께 지난 2005년 황우석 교수 사태 조사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정명희 전 부총장(의학과), 이성휘(경제학부), 방형찬·소광섭(물리천문학부), 전종갑(지구환경과학부), 김환(재료공학부), 홍상희(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이면우·장창두(산업·조선공학부), 장정익(작곡과), 연경모·이건욱·이진학(의학과), 양재호·장영일·정종평(치의학과), 김정욱(환경계획학과), 이상면(법학과) 교수 등 모두 19명이 퇴임했다. 이성규 동양사학과 교수 등 명예퇴직 교수 5명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11-02-28 오후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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