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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름은 마헬리 나입니다”
에네껜의 아이, 멕시코 한인 후예 인천대 입학

“할머니는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으셨어요. 아마도 일부러 하지 않으신 것 같아요.”

마헬리 나 씨는 에네껜의 아이다. 우리가 흔히 ‘애니깽’이라 부르는, 구한말 가난을 이기지 못해 멕시코 에네껜 농장으로 간 한인 노동자들이 있었다. 그들은 노예이민과도 같은 지옥 같은 상황에서도 조국을 위해 독립자금을 보냈었다. 그 에네껜의 후손이 100년 만에 한국 땅에 돌아왔다.

나 씨는 자라면서 할머니에게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할머니가 본인 아버지의 나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은 건, 그녀가 살아오면서 겪었을 어려움 때문일 거라는 게 나 씨의 추측이다.

나 씨는 우연한 기회로 한국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친구를 따라간 교회에서 한국어와 에스파냐어를 통역하는 사람을 본 후부터다.

“제가 살던 유카탄 시에 교회가 생겼어요. 친구들이 같이 가자고 했지만, 처음엔 부끄러워서 가지 않았죠. 우연히 찾은 그곳에 에스파냐어와 한국어를 통역하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었어요. 신기했어요. 그 많은 사람 중에 한 사람, 저도 그런 사람 되고 싶었어요.”

그녀가 살던 마을에 1999년 ‘무지개 학교’가 세워지고부터는 그녀는 그곳에서 한글과 태권도 등을 배웠다. 그녀는 한국에 대해 알면 알수록 한국에서 공부하고 싶은 열망이 커졌다.

하지만, 부모의 반대가 심했다. 나 씨의 부모는 처음에 한국으로 공부하러 가겠다는 그녀를 만류했다. 나 씨는 끈질기게 부모님을 설득했고 결국엔 “하고 싶은 일을 해라”라는 허락을 받아냈다.

무지개 학교의 교장인 김무선 선교사의 도움으로 그녀는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2008년 12월에 입국한 그녀는 경희대에서 한국어 공부를 하다 2010년부터 인천대가 제공한 숙소에서 생활하며 인천대 어학원에서 한국어 수업을 받았다.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인정받아 올해 인천대 11학번으로 입학했다.

고등학교 때 회계학을 공부했던 나 씨는 해왔던 공부와 연관되면서도 멕시코와 한국을 이을 수 있다는 생각에 무역학을 전공으로 택했다.

“많은 한국 사람들의 도움으로 이곳에 올 수 있었어요. 선교사님이랑 기업은행, 인천대의 도움으로 인천대에 입학할 수 있었고요. 오늘 처음 전공 수업에 들어갔는데, 걱정이 많이 돼요. 저를 도와주신 분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공부할 겁니다.”

가끔 가족들이 그립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주변 사람들 덕분에 “괜찮다”고 대답한다.

“물론 외로울 때도 있어요. 하지만 집에는 전화를 잘 안 해요. 어머니와 통화하면 언제 돌아오는 지 계속 물으셔서 마음이 아프거든요. 대신 한국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어요. 친구들이랑 밥도 같이 먹고 커피도 같이 마셔요. 얼마 전에는 선배들이 수강신청도 도와줬고요. 다만, 제가 축구를 좋아해서 멕시코에서는 친구들과 축구팀을 만들기도 했었는데, 한국 여자들은 축구를 잘 안 하는 거 같더라고요. 인천대에 축구를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는지 알아볼 생각입니다.(웃음)”

윤수경 기자 (skyoon@unn.net) | 입력 : 11-03-04 오전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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