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대학의 신입생들이 입학하자마자 등록금과 취업 문제로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실직하거나 일자리가 없어 학자금 대출을 받는 학생들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음주하는 시간을 줄이고, 취업 후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신입생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미국 대학 총장들은 재정 충원을 올해 가장 시급한 업무로 꼽았다.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대학 총장은 물론 신입생들도 침체된 가운데 미국 대학들이 어떤 방향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갈지 주목된다.
■ 미 신입생 “입학하니 등록금 걱정” = 미국에서 학비를 걱정하는 대학신입생 비율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의 연례 미국 신입생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4년제 대학신입생 가운데 약 67%가 등록금 문제로 고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학자금 대출을 받은 신입생 비율도 늘어났다. 조사 결과, 올해 학자금 대출을 받은 신입생은 53%로 지난해보다 4% 포인트 늘어나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사 대상 신입생의 아버지 중 4.5%는 실직한 상태였고, 어머니는 8%가 일자리가 없었다.
존 프라이어 UCLA 고등교육연구소 박사는 “대학생 부모 중 일자리를 잃은 사람이 늘고 학자금 대출을 받은 학생들이 증가하면서 학비를 걱정하는 대학생이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조사 대상 신입생 가운데 45%는 대학의 학비 재정지원이 대학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으며, 이는 지난해보다 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이번 조사는 미국 전역 297개 대학의 신입생 21만986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미 신입생, 진로 고민이 음주도 줄여 = 경기침체로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미국 대학신입생들의 음주도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에스에이(USA) 투데이에 따르면 대학생들을 상대로 음주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단체인 아웃사이드 더 클래스 룸의 조사에서 2006년 이후 대학신입생 중 음주를 줄이는 학생이 38%에서 62%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사이드 더 클래스 룸은 매년 4년제 대학 신입생들을 상대로 매년 음주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브랜든 부스티드 아웃사이드 더 클래스 룸 대표는 “대학신입생 중 음주를 삼가하는 학생들이 증가했다”며 “경기 침체로 인해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학생들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번 결과와 비슷한 조사 결과도 있다. 미시간 대학이 지난 1975년 부터 고교 졸업반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해 온 ‘모니터링 더 퓨처’에 따르면 이와 비슷한 추세가 나타났다.
조사 결과, 같은 기간 술을 마시지 않았다는 고교 졸업반 학생의 수가 2006년 54.7%에서 지난해 58.8%로 증가했다. 이 수치는 1997년보다 무려 11.5% 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청소년 위험행태 감시시스템’ 조사에서도 조사 직전 한 달간 금주했다는 고교 12학년 학생들의 비율이 1999년 38.3%에서 2005년에는 49.2%로 증가했다고 나타났다.

■ 미 대학 총장들 “재정 확충 시급해” = 미국 대학 총장들이 재정 적자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전문 웹사이트 인사이드하이어에드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대학 총장들의 62%가 재정 충원이 시급하다고 대답했다. 인사이드하이어에드는 지난 해 말부터 미 전역의 주립과 사립대 총장 2900명을 대상으로 미 고등교육의 미래에 대한 방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중 3분의 1인 956명이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이들은 재정적자와 정부기금 삭감에 따른 예산 부족으로 향후 2~3년 동안의 주요 업무가 대학 재정 충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72%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교직원 수 감소, 도서관 시설 등 학교의 각종 리소스 축소로 교육의 질 하락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총장들의 42.2%는 학비 인상과 저소득층 학생들의 학비지원 방법을 주요 업무로 꼽았으며, 17.5%는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경쟁을 늘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외에도 조사 결과, 총장들의 14%는 신입생들의 영어·수학 등 기초실력 하락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