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여대(총장 지은희)가 새로운 10년의 청사진을 정립하고 이번 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천에 나섰다. ‘글로벌 파트너, 덕성 비전 2020+’(이하 비전 2020+)가 그것으로 5대 특성화 분야와 10대 발전전략, 100대 액션플랜이 집대성됐다. 그동안 덕성여대가 다듬어온 ‘글로벌 파트너십’을 갖춘 창의적 인재 양성이 주요 목표로 ‘세계 수준의 교육 명문대학’으로 가는 세부 실행계획으로 마련됐다.
비전 2020+는 4년여의 의견 수렴과 논의 절차를 거쳤다. 그만큼 꼼꼼히 체크한 ‘알짜배기’다. 각 사업별로 주관 부서와 예산 배정의 경중, 추진 연도를 명시해 불확실성을 대폭 줄인 게 눈에 띈다. 핵심 성공 요인과 대표 측정지표의 추정치를 명확히 세워 사업별 중점 추진 방향, 성과 관리·조정까지 염두에 뒀다. 2015년까지의 중단기 계획과 2020년까지의 장기 계획으로 구분해 단계별로 액션플랜을 배치하는 등 실행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 꼼꼼한 체크, 폭넓은 의견 수렴으로 비전 확립 = 덕성여대는 비전 2020+ 수립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다. 2006년 7월 비전 2020+ 연구위원회를 꾸린 이래 비전 수립을 위한 기초작업, 비전 검토·수정 등의 단계를 거쳐 2009년 9월 비전수립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본격적 비전 수립 절차에 들어갔다. 비전에 대한 구성원 공청회와 2차례의 컨설팅을 비롯해 전체교수회의·대학평의원회 보고 등을 거치며 하나하나 다듬었다.
앞으로의 10년을 위한 장기 발전계획인 만큼 장밋빛 전망만 내놓지는 않았다. SWOT 분석 등을 통해 강점과 약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에 대한 구성원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는 절차를 밟았다. 덕성여대 관계자는 “그간에도 ‘NU 2010’ 같은 비전을 마련해 실천해왔으나 대학 경영·정책과의 실제 연계는 미흡했다고 판단했다. 비전 2020+는 사업 주관 부서와 예산 배정, 사업 추진 기간까지 설정해 대학 운영과 연결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덕성여대가 내놓은 발전계획을 살펴보면 이런 노력들이 뚜렷이 묻어난다. 마련된 총 10개의 전략들은 각각 핵심 성공 요인과 대표 측정지표까지 명시했다. 이어 단기(~2015년), 중장기(~2020년) 교육 과정·운영·성과의 3개 분야로 나눠 각 전략마다 10개씩의 액션플랜을 채워 넣었다.
‘융합교과목 개발(S-1-2)’, ‘대학문화 프로그램 강화(S-4-3)’, ‘학과별 맞춤형 교육환경 조성(S-8-1)’ 등 암호처럼 병기된 내용은 해당 내용에 대한 개별 전략(Strategy)과 액션플랜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융합교과목 개발은 ‘S-1’에 해당하는 ‘차별화된 맞춤형 교육 실현’의 2번째 액션플랜이다. “추진 주체는 교무처, 예산 배정은 낮은 수준(L), 추진 연도는 2010~2014년까지”란 사업 프로그램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뒤따른다.
■ ‘5대 특성화전략’ 뒷받침 전략 마련, 착착 실행 = 지난해 5대 특성화 중점사업을 발표한 덕성여대는 이를 뒷받침하는 10대 전략을 수립했다. △차별화된 맞춤형 교육 실현 △최상의 교육 역량을 위한 지원체제 구축 △파트너십 구현 △학생 성취 및 만족 극대화 △선도적 연구 역량 강화 △국제교류 및 산·학·연 협력 강화 △만족과 긍지의 감동 행정 추구 △쌍문·종로캠퍼스 최적화 △역량 결집을 위한 공동체 의식 함양 △재정 건전성 제고 등이 그것이다.
캠퍼스 활용 방안, 건물 건립기금 조성방안, 감가상각제 도입처럼 실무적인 내용부터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한 교육 이념체계 개편까지 여러 층위의 문제의식을 담아낸 게 특징이다. 전략과 액션플랜을 기존 특성화 중점사업과 일일이 연동시켜 ‘살아있는 발전계획’을 세우는 데 역점을 뒀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구호나 선언적 의미의 발전계획 수립에 그치지 않고 운영·관리 방안도 함께 내놨다. 성과 관리의 핵심은 상시 모니터링과 목표 보정의 원활환 피드백이다. 발전계획 진척 상황 판단을 위해 달성 수준을 4등급의 정성지표와 정량지표로 나눠 연 단위로 파악하며, 연간 목표는 전년도 실적치에 연간 증가 목표치를 합해 설정된다. 성과 모니터링 데이터와 피드백 내용에 따라 개별 대표 측정지표 적용치를 조정하게 된다.
■ 학생 맞춤형교육 위한 교육역량 지원체제 구축 = 그 중에서도 가장 우선시된 부분은 ‘학생 중심 교육’이다. 교육 중심 명문대학을 표방한 취지대로 발전계획의 가장 앞머리에 교육 과정 혁신을 전제로 한 맞춤형 교육 실현을 내걸었다. 신입생에게는 입학 전 지도 프로그램, 재학생에게는 전담 지도교수와 프로그램 지도교수, 졸업생에게는 평생학습 지원교수를 제공하는 등 밀착형 학생 지도 시스템을 설계한 것이다.
특히 글로벌 파트너십 인증제, 전공별 졸업 인증제 등 ‘덕성 교육’의 보증 수표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덕성여대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리더십이 아닌 수평적 파트너십을 개념화, 인증제를 통해 차별화된 인재를 길러낸다는 복안. 소통·이해·나눔·동행 등 4가지 큰 개념으로 나뉘는 각 분야의 교육 프로그램을 일정 단계 이상 이수하면 파트너십 인증을 받을 수 있는 내용이다. 각 학과별로도 기초능력·현장실습·전문성 인증 등 전공 교육의 특성과 취지를 반영해 졸업 인증제를 시행한다. 두 가지 인증제를 함께 이수하는 덕성여대 졸업생은 전공 분야별 능력과 함께 파트너십이란 특화된 능력을 사회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수요자인 학생 입장을 반영하는 시스템·인프라 정립에도 초점을 맞췄다. 학생 만족도 평가를 정례화해 대학 운영에 반영하고, 커리어 개발·관리와 취업 지원을 위한 개인별·학년별 맞춤형 지원시스템 구축 등 학생 지원 매뉴얼을 확립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세부적으로는 커리어 개발 단계별 정보시스템을 마련해 전공별 취업 지원사업에 나서고 1:1 진로 지도를 비롯한 동문·기업 멘토링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상시 피드백 과정 통해 실행계획 구체화”
[인터뷰]양정호 덕성여대 발전정책실장
- 많은 과제를 설정했는데 우선순위를 둔 사업이 있다면.
“우선순위를 따지자면 학생 만족, 학생 교육 쪽 비중이 높다. 맞춤식 교육을 실행하는데 특히 학과별 특성화 사업에 변화를 줬다. 기존 학과별 특성화가 1~2년 지원에 그친 데 비해 앞으로는 중장기 특성화를 목표로 최장 5년까지 계속 지원할 예정이다. 단기 특성화는 학과별로 고르게 지원하는 내용이고, 중장기 특성화는 일종의 ‘선택과 집중’ 방침에 따른 간판 학과 성장이 핵심이다. 특성화 대상 학과는 본부에서 일괄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심사 선정단을 꾸려 평가 절차를 거쳐 최종 결정해 공정성을 확보했다.”
- 당장 크게 영향 받는 내용은 무엇인지.
“5대 특성화 중점사업 중 레지덴셜 칼리지로의 변화는 학생들이 피부로 느낄 것이다. 2학기부터 레지덴셜 칼리지 구축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다. 일례로 ‘라라(LALA) 덕성 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뮤지컬이나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기회 등 문화 체험을 비롯해 수업 외의 방과 후 프로그램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또 다른 특성화 방향인 아시아 중심대학 실현은 연구소 활동을 포함한 교수 교류 활성화, 아시아 우수 학생 유치 본격화 등을 실현하기 위하여 TF팀을 구성해 연구 중에 있다. 특성화 중점사업 중 일부는 2011학년도에 이미 예산이 반영돼 실행해 나가고 있고, 일부는 올해 계획을 세워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 주관 부서, 예산 배정, 세부 사업기간까지 정했다.
“사업 중에도 단기로 추진할 내용이 있고 중장기로 잡아야 할 게 있다. 추진 주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사업 주관 부서를 정했지만, 스크린 절차를 통해 대학 본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예컨대 학습 지원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교무처에서 주도하겠지만, 대학 본부가 예산이나 인력 등에서 서포트해 줄 수 있다. 예산 배분·조정 문제도 마찬가지다.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역할을 배분했지만 고정된 개념은 아니다. 평가나 진행 상황에 따라 조정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 목표·성과 관리의 피드백과 보정이 가능하다는 얘긴데.
“현실적으로 한 부서가 100% 맡아 할 수 있는 사업은 그리 많지 않다. 중간 과정에서 피드백과 보정이 있다는 얘기는 여러 요소가 섞인 문제를 풀기 위해 융합 학문이 필요한 것처럼 부서간 협업이나 비중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목표치를 재설정하거나 필요에 따라 사업 주관 부서가 바뀔 수도 있다. 정성·정량지표를 함께 활용해 발전계획 달성 정도를 매년 평가, 적용치를 조정하는 ‘상시 피드백형 프로세스’로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