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에 기습 폭력 ‘할머니 테러리스트(?)’
연세대 캠퍼스서 박모씨 “당신 빨갱이지?” 소란
최근 한 할머니가 연세대 캠퍼스를 누비며 교수들에게 기습 폭력을 가하고 있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만도 3명의 교수가 이 할머니에게 봉변을 당했다.
16일 연세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 교양수업 ‘법과 사회질서’가 진행되고 있던 백양관 대강당은 일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수업 종료 5분전쯤 60대 할머니가 단상으로 뛰어올라가 “당신 김대중 좋아하지? 나는 국가와 국민을 사랑한다. 당신은 빨갱이 앞잡이!” 등의 폭언을 쏟아내며 강의 중이던 M강사의 뺨을 때렸기 때문이다.
이에 강의를 수강 중이던 6~7명의 학생이 황급히 단상 위로 올라가 할머니를 끌고 내려왔으나, 난동은 계속됐고 그를 제지하기 위해 나선 경비원도 뺨을 맞았다. 결국 할머니는 경찰에 의해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로 연행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할머니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박모씨(63)로 확인됐다. 박씨는 경찰에서 “다시는 학교에 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훈방됐지만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박씨가 다시 연세대 캠퍼스에 나타난 건 지난 14일 오후. 이날 이과대학 H교수는 “상담을 받고 싶다”며 연구실에 찾아온 박씨에게 멱살을 잡혀 옷이 찢기는 수모를 당했다. 박씨는 H교수에게 전화로 상담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연구실로 찾아와 “TV에서 봤는데 너도 빨갱이임에 틀림없다”고 소리치며 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도 박씨는 ‘기독교와 현대사회’ 수업에 들어와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우다 조교들에게 끌려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할머니 테러리스트’의 잇따른 난동에 연세대 학생들은 어이가 없고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연세대 한 재학생은 “정신이 이상한 할머니가 일으킨 헤프닝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본다”며 “다만 우리 대학 교수님이 이유 없이 뺨까지 맞은 건 정말 불쾌하다. 또 언제 어디서 할머니가 다시 나타날지 모르니 불안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연세대 관계자는 “교수들이 이유도 없이 봉변을 당했다는 소식에 놀랐다”며 “경비 체제를 강화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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