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젊은 교수들이 최근 잇따라 발표한 연구 성과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화제다. 이들 젊은 교수는 공학이나 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가 인정하는 독보적인 연구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교수는 눈에 띄는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국제특허 출원을 준비하고 있거나 외국기업과 손잡고 기술이전을 협의하는 등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17일 대학가에 따르면 30대 젊은 교수들이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연구 성과를 속속 내놓고 있다. 젊은 교수들이 기존의 연구 성과에서는 볼 수 없는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결과물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각종 논문·학술지에 잇따라 게재되면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수소를 연료화 하는 획기적인 저장기술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주인공은 전기준(38)
<사진> 울산대 전기공학부 교수와 문회리(34) UNIST 친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 제프리 어반(Jeffrey J. Urban) 박사. 이들 교수는 ‘촉매 없이도 수소 저장능력이 월등하고 공기 중에 안전한 마그네슘 나노복합체’를 개발,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인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실렸다.
수소는 어디에나 존재하고 연료 효율성이 높은 무한정 자원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개발된 수소저장기술인 고압수소탱크 저장법은 낮은 저장밀도를 개선하기 위해 높여야 하는 압력 때문에 폭발을 수반함으로써 안전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극저온에서 수소를 액화하는 방법은 비용이 많이 들어 상용화가 어려운 것이 현실.
이에 연구팀은 현재 수소 저장방법으로 마그네슘에 수소를 흡탈착하기 위해 촉매제로 활용하고 있는 값비싼 귀금속인 백금, 팔라듐(palladium) 없이도 수소저장능력이 탁월한 ‘마그네슘 나노입자-고분자 복합체’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마그네슘 금속이 수소 저장능력이 뛰어나면서도 공기 중에서 쉽게 산화되는 약점 등으로 상용화되지 못했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한 세계 최초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 기술은 현재 국제특허 출원 중이며, 미국의 한 기업에게 기술이전 협의 초기단계를 밟고 있다.
전기준 교수는 “화석연료의 고갈로 인한 대체 에너지 개발과 온실가스 감소를 위한 청정에너지 개발이 시급한 시점에서 수소 에너지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라며 “경제성과 안전성이 동시에 확보된 수소저장체를 개발한 이번 연구는 수소 에너지의 상용화 길을 여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소·과일 등 천연 식물에 함유된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s)’이 각종 염증과 암 등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기원(37)
<사진> 건국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자생 식물과 천연물의 기능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전통적 약리작용을 규명하는 연구 성과를 발표, <네이처 리뷰 캔서(Nature Reviews Cancer> 3월호에 실렸다. 네이처 리뷰 캔서는 암 연구 분야 최고 권위의 논문·학술지다. 이 교수는 천연식품 속 파이토케미컬의 암 예방 분자기전을 새롭게 규명한 것이다.
그동안 학설로는 파이토케미컬이 가지는 다양한 생리활성이 주로 항산화 작용을 통한 세포손상 보호 효과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 교수는 연구를 통해 염증 등 만성질환의 발생 과정에 중요한 특정 신호전달 단백질의 활성을 파이토케미컬이 직접 결합해 조절함으로써 질병 예방과 치료 효능을 가질 수 있음을 규명했다.
이 교수는이 교수는 “채소에 포함된 파이토케미컬 성분이 발암 관련 단백질과 결합해 활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 결과 확인했다”면서 “향후 자신에게 맞는 암 예방법, 암 치료법이 가능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빛의 속도까지 조절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을 개발한 교수도 있다. 민범기(37)
<사진> KAIST 교수팀은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높은 굴절률을 갖는 메타물질을 이론적으로 검증하고 실험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굴절률이 높은 이 물질에 빛을 통과시키면 빛 속도가 최대 38배까지 느려진다. 이 물질은 모세혈관까지 보는 세밀한 광학시스템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민 교수는 기대하고 있다. 민 교수의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 2월 17일자에 게재됐다. 특히 그 주에 발표된 논문 중 가장 우수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뉴스앤드뷰스’에도 선정될 정도로 주목을 끌었다.
민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매우 높은 굴절률을 메타물질의 새 영역으로 포함시켰다는 데 의미가 크다”라며 “향후 높은 해상도를 지닌 이미징 시스템이나 초소형 광학소자를 개발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