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대에서 시행하고 있는 복수전공제도에 대한 논란이 다시 학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가열되고 있다. 최근 학사제도 개정과 졸업준비금 환불 논란으로 논란이 재점화된 상태다.
논란이 되고 있는 복수전공제도는 용인캠퍼스 학생이 4학년 2학기까지 학점을 전부 이수한 후 1년간 등록금을 내고 서울캠퍼스 과정을 전공할 수 있는 제도다.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용인캠퍼스 복수전공자들로 인한 학습권 침해상황이 심각하고 서울캠퍼스 졸업장까지 발급돼, 학벌세탁에 악용된다는 문제제기를 수 년간 해왔다. 이에 용인캠퍼스 학생들은 서울캠퍼스 학생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도를 넘은 인격모독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학벌세탁과 관계없는 학생들까지 싸잡아서 매도하는 건 지나치다는 의견이다. (본지, 지난해 12월 9일 보도)
지난해에는 서울캠퍼스 한 학생이 120여 명의 학생들에게 연서를 받아 대자보를 게시했고 이 대자보가 훼손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으며, 용인캠퍼스 복수전공자 300여명의 명단이 학내 커뮤니티에 공개되기도 했다. 결국 학내 갈등이 심화되자 ‘훕스토크’라는 서울캠퍼스 전용 커뮤니티까지 만들어졌다.
올해는 졸업준비금 환불 논란과 복수전공제도 개정안으로 다시 갈등을 빚는 양상이다. 올해 한국외대에서 개정한 복수전공제도 지원자격은 평점 2.5점에서 3.0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에 대해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문제의 본질은 학벌세탁과 학습권 침해인데, 이에 대한 개선점이 전혀 없다”며 용인캠퍼스 학생들은 “지원자격 상향으로 복수전공의 기회가 줄어든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또한 졸업준비금 환불 논란도 제기됐다. 졸업대상자들이 졸업준비금을 내면 그에 필요한 졸업앨범, 기념품 제작, 가운 대여, 기타 경비를 충당하고 졸업앨범 미촬영자에게 일정 금액 환불한다. 그런데 올해 졸업준비금 환불이 늦어지고 있으며, 그 원인 중 하나가 복수전공자들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졸업준비금은 자신이 속한 캠퍼스에서만 내지만 복수전공자들은 서울과 용인캠퍼스에서 모두 졸업사진을 촬영한다. 올해 환불할 금액이 부족한 상황은 방만한 졸업준비금 운영이 가장 크지만, 복수전공자들의 이중 졸업앨범 촬영도 한 요인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복수전공제도로 양 캠퍼스 학생들 간 민감한 상황이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외대 학내 커뮤니티인 훕스라이프에서는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해결방안은 없이 시간만 흘러간다’, ‘왜 제도 때문에 학우들끼리 싸워야 하는가’ 등등의 반응들이 보이고 있다. 자신을 복수전공자로 밝힌 한 학생은 “열심히 공부하려고 서울캠퍼스에서 복수전공을 하고 있는데 마치 죄인이 된 기분이다”라며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지난 17일에는 ‘다함께’라는 모임에서 복수전공제도에 대한 대자보를 붙이는 등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한국외대는 학교 측과 총학생회 등 학내 구성원 대표들이 정기적인 테이블을 마련해 학내 문제들을 논의하고 있다. 한국외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심정을 이해하고 있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선의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