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합회 법률원 권두섭 변호사
홍익대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파업 이후 고대, 연대, 이대 청소노동자들이 파업과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고령의 여성노동자들이 대부분인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처우에 대하여는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청소노동자들이 처하고 있는 문제는 그들이 간접고용된 노동자이면서 또 사실상 계약직이라는 중첩된 비정규직의 굴레가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는 보통 그 노동자의 노동조건에 관한 결정권을 지닌 사용자와 고용관계를 맺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학의 교직원 노동자들은 대학(재단법인)과 고용관계를 맺고 있고 대학이 실제로도 교직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결정권을 가지고 있고, 노동법상의 사용자책임과 의무도 대학이 진다. 그런데 간접고용은 그 중간에 용역업체, 하청업체 가 끼어 있다. 청소노동자들은 이들과 고용관계를 맺고 있고 임금지급도 이들이 한다. 그런데 문제는 청소노동자들이 24시간 일하는 곳도 대학이요.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등 노동조건을 결정하거나, 심지어 고용관계도 좌우하는 곳은 대학이지 용역업체가 아니다. 용역업체와 맺는 이른바 도급계약에서는 사실 청소노동자들의 임금명세서와 용역업체가 떼어가는 이윤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학과 같은 시설주는 용역업체와 1년 단위로 도급계약을 체결하는데, 홍익대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도급계약이 끝나면 청소노동자들의 고용도 끝나버린다. 사실상 1년 단위 계약직이나 다름없다. 새로운 용역업체가 들어오면 이들이 고용승계라는 이름으로 신규채용하게 되는데, 홍익대에서 보듯이 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대학에서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고용승계를 안하면 해고가 되어도 법으로 구제받기 힘들다.
노조에 가입하면 용역업체와 도급계약을 해지하고 고용승계를 막으면 노조설립조차 봉쇄한다. 홍익대 사태에서 우린 눈으로 직접 이를 목격한 바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어렵게 노조가 결성된 이후 청소노동자들은 누구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단체교섭을 해야 할까.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노동조건 결정권을 쥐고 있는 대학하고 해야만 문제가 풀린다. 그런데 대학의 태도는 한결 같다. 당신들과 고용관계를 맺고 있는 용역업체가 사용자고 대학은 제3자일뿐 아무런 노동법적 책임과 의무를 지지 않는다는 대답이다. 그럼 용역업체를 만나서서는 해결이 될 수 있을까. 용역업체는 도급계약에 명시된 청소노동자들의 임금내역을 변경하기 어렵다. 일반관리비와 이윤이라는 이름으로 중간에 가로채 가는 돈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휴식공간, 식사를 할 공간을 마련해 달라. 임금을 올려달라는 것은 결국 대학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 간접고용 노동자인 청소노동자의 문제는 형식적인 근로계약이 용역업체와 되어 있다는 이유로 실제 사용자인 대학이 제3자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문제해결을 피하는데 있다. 청소업무는 대학의 일이지, 용역업체의 일이 아니다. 청소를 하지 않고 대학을 유지할 수 있을까. 못한다.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의 결과를 가져가는 곳도, 청소노동자들의 고용, 임금 등 노동조건과 노조활동도 좌우하는 곳도 모두 대학이다. 이익은 다 챙겨가고 권한을 모두 행사하면서도 사용자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사용자책임의 회피의 대가로 용역업체가 이익을 챙겨간다. 다른 사람의 고용에 개입하여 이익을 챙겨가는 말 그대로 중간착취인 것이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KTX 승무원, 코스콤 노동자들 모두 같은 문제에서 출발한다. 실제 사용자인 대학이 어느 날 뉘우치고 깨달음을 얻어 청소노동자들을 직접고용하고 사용자책임을 지겠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홍익대 청소노동자들, 그리고 오늘날 고대, 연대, 이대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이 대학을 사용자의 자리로 나오게 할 것이다. 대학에는 교수, 행정교직원, 학생 등 다른 구성원들이 있다. 민간기업도 아닌 대학이기 때문에 더욱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대가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