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영동대학 현인숙 이사장이 교육과학기술부가 횡령 및 허위보고 혐의로 자신을 해임한 것이 부당하다며 교과부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현 이사장 측은 그동안 “교과부가 대학 복귀를 시도 중인 설립자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편을 들어 나를 부당하게 해임했다”며 반발해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오석준 부장판사)는 25일 학교법인 정수학원(강릉영동대학) 이사장에서 해임된 현인숙씨가 교육과학기술부장관을 상대로 임원취임 승인취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학장으로 재직 중이던 김모씨가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인 양도성 예금증서(CD)를 담보로 불법대출을 받았지만 현씨가 이를 알고도 묵인한 것만으로 범행에 가담하거나 방조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대학설립자이자 전 한보그룹 총회장인 정태수씨의 며느리다.

재판부는 이어 “교과부가 현씨의 위법행위 가담을 주장하며 형사고발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이사장으로 취임한 후 학교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점 등을 종합하면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한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현씨는 2007년 8월 정수학원 이사장에 취임했으나 법인 CD를 관리 권한이 없는 김씨가 관리하도록 방치함으로써 횡령을 방조했다는 사유 등으로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당했다.

이에 현씨는 “김씨의 주도 하에 이뤄진 범행으로 이를 알게 된 후 관련자들을 해임하는 등 학교법인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 횡령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현씨는 판결 후 “교과부가 사실관계에 대한 왜곡과 정태수 일가의 편을 들기 위한 주관적 판단으로 일관해온 데 대해 법원이 정당한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이에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