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현 서울대 교수는 '국내 원자력 박사 1호'로 알려졌지만 천재이자 '괴짜'로 통한다. 석사학위도 없이 바로 매사추세츠 공대(MIT) 박사자격 시험을 치르고 3년 반 만에 학위를 땄다. 그리고 월급으로 거액을 제시하는 미국 기업체를 거절하고 "공부하며 진 빚을 갚겠다"는 생각으로 서울대로 돌아와 최연소로 교수에 임용됐다.
정창현 전 교수는 그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정도로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신의 호도 주졸(酒卒)이라 지었다. "세상에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세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술 못 마시는 것"이라고 할 정도다.
그러나 그저 술만 좋아하는 교수는 아니다. 그의 제자 중 한 명은 "교수님은 술을 좋아하시지만 그 술 속에 자상함이 있는 분"이라고 회고했다.
정 교수는 장소와 관계 없이 할 말은 하고야 마는 괴짜교수로도 유명하다. 그를 두고 이정인 서울대 교수(자원공학)는 "생각을 '업그레이드'해야 이해가 가능한 사람"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산문집의 제목은 '이 세상 무엇이 두려우랴'(삶과 꿈). 장관을 두고도 '짱구'라고 거침없이 말하는 그의 성격을 그대로 표현하는 제목이다.
산문집 속에서 그는 대학 재학 시절, MIT 유학시절의 이야기,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술회하고 있다. 또 그의 전공인 원자력에 관한 생각뿐 아니라 "결혼식 피로연에서까지 이어폰으로 중계를 들었다"는 야구, "영상이 해방시킨 책 속의 지식"이라 표현한 다큐멘터리 등 세상에 대한 그의 자유분방한 시각들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특히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란 제목의 산문을 통해 그는 대학 교수 시절 학생들과의 일화들을 담았다. 휴강을 환영하는 학생들, 지식 습득보다 학점에 연연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슬픔을 느끼는 그는 박사학위를 받자마자 기업체 권유도 뿌리치고 서울대로 돌아와 지난 35년간 학생들을 가르친 '천상'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