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 싸고 내홍
설립준비위 명단 구성 ‘추천권’ 놓고 충돌
서울대(총장 오연천) 본부 측과 공무원·대학 노조가 법인화법 때문에 마찰을 빚었다. 서울대가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노조 측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학외위원 8명·학내위원 7명 등 총 15명으로 구성된 준비위 명단을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학외위원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 손경식 CJ 대표이사 회장, 서정돈 성균관대 이사장, 안병우 전 충주대 총장, 서지문 고려대 교수, 송광수 전 검찰총장, 김용 미국 다트머스대 총장, 변대규 휴맥스 대표이사 등 8명이다. 학내위원은 오연천 총장, 박명진 교육부총장, 이승종 연구부총장, 이준규 평의원회 부의장(물리천문학부), 노태돈 국사학과 교수, 문용린 교육학과 교수, 왕규창 의학과 교수 등 7명이다.
준비위는 국립대학법인 서울대 정관의 작성, 최초 이사 및 감사 선임, 법인 설립 등기 등의 업무를 추진한다. 향후 위원회 의결을 거쳐 ‘법인설립준비실행위원회’를 설치하고 업무별 분과(교육, 연구, 학생 및 복지, 인사, 재정, 운영체제 등)를 두어 법인 체제에 적용할 운영제도를 마련한다.
대학노조와 공무원노조는 준비위 구성 과정에서 노조가 원하는 인사를 포함시킬 수 있는 추천권을 달라고 그동안 계속해서 요구해 왔다. 김연옥 대학노조 서울대지부장은 “지난 1월부터 노조가 준비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그렇지만 오 총장은 ‘아직 구성이 안 됐다’면서 계속 미뤄오다가, 결국 3월 31일 기습 발표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오 총장은 기자회견을 시도, 노조가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며 가로막았다는 설명이다. 오후 3시 설립준비위원회 명단을 발표하려던 오 총장은 총장실에 사실상 갇힌 상태로 퇴근을 하지 못했고, 결국 새벽 4시께 “믿음을 보여주겠다”고 말한 후에나 가까스로 퇴근했다.
한편, 이와 관련 ‘노조가 오 총장을 감금했다’는 내용의 보도들이 나왔고, 이에 대해 노조는 다음날인 1일 오전 서울대 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어 “항의방문 상태가 길어진 것 일뿐 오 총장을 감금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종석 공무원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기자회견을 무산하기 위해 들어갔고, 오 총장을 감금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항의방문이 길어졌고, 총장이 이에 대해 해명을 하지 않아 새벽까지 사태가 이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대측은 이번 준비위 구성과 관련 “학외위원은 학계와 여성계, 과학계, 법조계, 동창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초빙하여 선임했다”면서 “서울대는 기존 국립대학체제에서 벗어나 보다 큰 자율과 책임이 요구되는 국립대학법인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서울대 법인화 출범은 보호와 규제라는 국립대학체제에 안주하여서는 세계 유수대학들과의 대등한 경쟁이 더 이상 어렵다는 매우 절박한 현실인식에 기초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측은 이들 위원회 구성과 관련 무효를 주장하며 계속 맞대응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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