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고등교육법에 규정된 등록금 상한제를 폐지하고 등록금 인상률을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연구결과는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외부에 의뢰한 정책연구에서 나온 것이어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6일 교과부 등에 따르면 송동섭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6개월 동안 연구한 ‘대학 등록금의 합리적 책정을 위한 실행방안 연구’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대학 등록금을 인상할 때 액수가 아니라 비율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학 간 △교육비 지출(환원율)이 높은 대학과 낮은 대학 간 등록금 액수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때문에 현행처럼 등록금 인상률을 물가상승률에 따라 획일적으로 규제하면 수도권과 대형규모의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은 재정난으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교육 수요자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등록금이 ‘정부 물가 기준’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송 교수는 분석했다. 등록금은 각 개별 대학의 상황에 따라야 책정해야하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나서서 일률적인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을 제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국립대의 경우 등록금은 기성회비와 수업료를 통합해 책정하고, 높은 교육수준을 제공하는 대학은 높은 수준에 맞춰 등록금을 올릴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교육비에 근거해 ‘선 예산편성- 후 등록금 책정’과 같은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등록금 투쟁’이 주요대학을 중심으로 개강 후 한 달 이상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등록금 정책연구를 대학의 학내 구성원인 교수에게 맡긴 것은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안진걸 등록금넷 정책간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같은 연구기관에 맡기거나 민·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과부 관계자는 “해당 연구는 교과부 입장이 아닌 연구진의 견해에 불과하다”며 “대학별로 내부 상황이 다르니 이를 감안하자는 뜻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