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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기고]입시정책과 사교육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2012학년도 대학입시의 주요 특징은 ‘논술비중축소’ 와 ‘전형의 단순화’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지표로서 ‘논술비중축소’와 ‘전형의 단순화’ 정도를 반영하겠다는 발표가 큰 역할을 하였다. 정부의 이와 같은 정책을 제시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하나는 논술이 공교육에서 교육되기 보다는 사교육 업체에서 단기간 고비용으로 준비되는 사회적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 이다. 또한 대학 입학전형의 복잡함이 교사, 학부모, 학생의 준비를 어렵게 하고 사교육 업체의 도움을 빌리게 하는 원인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결정이 대학입학에 관련된 정책적 판단이지 대학이나, 고교, 학부모, 학생의 판단이나 결정이 아니라는 점이다.
‘논술비중축소’와 ‘전형의 단순화’가 과연 사교육시장의 역할을 축소 시킬 수 있을 것인가? 우리 학생들이 사교육을 받는 이유가 단순히 공교육에서 논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이며, 입시전형이 복잡해서 일까? 대학입학을 위해 어려서부터 사교육에 의지하는 이유의 중심에는 ‘불안’이라는 잠재된 정서가 내포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부모라면 누구나 자녀가 공부를 잘해서 성인이 된 이후의 삶이 풍족하기를 기원한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좋은 대학에 입학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 왔다. 좋은 대학에 입학해야 좋은 직장을 다닐 수 있고 성인기의 삶이 성공적일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하고 있다. 이 반대편에는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면 좋은 직장을 들어갈 수 없고 실패한 성인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걱정과 불안이 자리하게 된다. 자녀가 좋은 대학에 입학 할 수만 있다면 많은 비용과 희생이 따르더라도 감당해 내야 좋은 부모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자녀의 미래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위해 부담스럽더라도 남들보다 무언가 더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대학입시에 대한 환상에는 대학입학시험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자리한다. 대학입학 시험은 공정하고 타당하며 분명한 순위가 있고 그 순위대로 사람의 능력이 인정받게 된다는 믿음이다. 시험에서 1점 높은 점수를 받는 학생의 사회적 능력이 1점 낮은 학생보다 정말로 1점만큼 뛰어난가? 대학입학시험이 21세기 미래인재에 맞는 시험이며, 우리의 미래를 위해 계속되어야 할 교육 방법으로 인정할 만한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게 되었다. 이러한 의문과 회의가 독서를 하고 논리적 사고를 평가하는 논술전형을 만들어내었고, 더 나아가 입학사정관제라는 새로운 전형을 등장하게 하였다.
그러나, 여전히 대학입학이 성공을 보장해준다는 믿음이 기저에 존재하고 있다. 새로운 전형을 통해 새로운 인재를 탄생시키는 기반이 되기를 기대하였지만, 불안만을 유발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좋은 대학을 입학해야만 하는데, 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는 전제가 불안을 유발시킨다. 불안은 사교육 시장을 활성화 시키게 된다. 부모와 학부모는 다르다고 한다. 자녀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학부모가 아닌 부모로서 행해져야 한다. 현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전의 학부모로서 가졌던 믿음이 미래의 세상에 적용되기 어려워 지고 있다. 좋은 대학을 나온 자체만으로 이후의 삶이 안정되거나, 능력이 보장되기는 어려운 미래가 다가오고 있다.
얼마 전 국가인재DB에 SKY대학출신이 60%나 된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는 반대로 40%의 SKY대학 출신이 탈락하였다는 이야기이다. 좋은 대학 진학 자체가 미래를 보장하는 시대는 점차 멀어져 가고 있다. 이제는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의 인식을 전환하여야 한다. 좋은 대학의 의미가 성적이 높은 대학이 아니라, 좋은 교육을 하는 대학, 학생이 성장하는 대학으로 바뀌어야 한다. 대학은 들어가는 것보다는 대학에 들어가서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성장하는지가 중요해 져야 한다. 앞으로 대학의 사명은 같은 모습의 많은 학생을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모습의 개성있는 미래 인재를 교육하는 것이 될 것이다. 다양하고 개성있는 인격체로서의 학생 하나 하나에 맞는 교육을 해 나가는 대학과 학생의 만남이 우리의 미래를 창의적이고 성숙된 사회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우리가 바꾸어야 할 것은 입시정책이 아니라 우리의 인식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11-04-07 오전 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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