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校(교)’자의 의미는 교육기관이란 뜻입니다. 중학교, 고등학교도 모두 사용하고 있는 ‘교’자를 고등직업교육을 담당하는 전문대학이 쓸 수 없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죠.”
지난달 29일 국회에서는 전문대학도 ‘교’자를 붙일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해 총 3건의 전문대학 관련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이 통과됐다. 1998년 ‘전문대학’이라는 고정된 명칭에서 벗어나도 된다는 대학명칭자율화 법안이 통과 후 13년 만에 완전한 의미의 명칭자율화가 이뤄진 것이다.
법안이 통과된 지 닷새 후인 지난 3일,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재능대학 총장·사진)을 재능대학 총장실에서 만났다. 이 회장은 자리에 앉기 바쁘게 전문대학이 ‘교’자를 사용해야하는 이유를 쏟아냈다.
“적성과 소질을 고려해 직업교육을 선택하고 싶은 학생들도 많습니다. 4년제 말고 전문대학으로 진학해 전문직업인이 되고 싶다는 말이죠. 하지만 전문대학을 4년제 대학보다 낮게 보는 사회적 인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4년제 대학에 간다는 학생도 많습니다. 이럴 경우 학벌은 얻어도 취업도 실패하고 적성에도 맞지 않아 다시 전문대학으로 유턴하는 사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커다란 사회적 손실이죠. 이번 명칭변경은 전문직업인이 되고 싶으면 당당하게 전문대학에 진학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4년제 대학에서 “전문대학이 4년제 대학이 되려고 한다”는 비난에 대해서는 “4년제 대학은 학문과 연구, 전문대학은 숙련된 전문직업인 양성으로 설립목적과 교육 지향점이 각각 다르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일부 4년제 대학에서는 명칭변경에 대해 이른바 ‘특혜’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교’자의 의미는 특혜시비의 대상이 아니라 차별철폐로 보는 것이 옳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등도 모두 교육기관이라는 의미의 ‘교’자를 쓰는데 전문대학만 강제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죠.”
“‘교’자를 붙이면 학생들이 4년제 대학과 구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휴대폰 구입을 예로 들어서 설명했다.
“요즘 학생들은 휴대폰 하나 살 때도 인터넷으로 비교해 보고 검색해 본 후 구입합니다. 자신의 인생을 좌우할 대학에 대해 그만큼도 알아보지 않고 결정할 학생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또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정보검색이 가능한 세상입니다. 학생들이 4년제 대학과 구별이 어렵기 때문에 ‘교’를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학생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 회장은 이번 명칭변경으로 전문대학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 만큼 전문대학 스스로의 역량을 키우는 데도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고등교육법 통과는 차별을 받아 온 전문대학이 제대로 된 고등교육기관으로 대접받는 발판이 되겠지만,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경쟁력 확보에 더욱 집중해야 합니다. ‘전문대학을 졸업하면 바로 취업이 된다’ 혹은 ‘전문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을 고용했더니 재교육 기간 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어서 4년제 졸업자보다 더 낫다’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커리큘럼을 최대한 현장맞춤형으로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산학협력 증진을 위해 고민하는 등 전문대학 스스로도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 회장에게 “대학교 명칭은 정확히 언제부터 사용할 수 있느냐”고 묻자 대답보다 ‘허허’하는 웃음소리가 먼저 들려온다.
“명칭변경의 경우는 함께 통과된 2건의 법안과는 달리 후속조치가 필요 없습니다. 다시 말해 지금 바로 사용한다고 해도 특별한 문제가 없지요. 하지만 법적으로 접근해 본다면 후속조치(대통령 시행령 설정 등)가 필요한 2건과 함께 묶여서 통과되면서 정식 효력은 6개월 후부터 발생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확답을 드리기보다는 전문대학 각자가 판단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허허.”
조용석 기자 (
chojuri@un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