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동의 자폐증 유병률이 미국·유럽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AP통신에 의하면 김영신 예일대 의대 교수, 고윤주 루돌프 어린이 사회성발달연구소장이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최근 우리나라 아동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유병률이 2.64%로 조사됐다고 ‘미국 정신과 저널’에서 밝혔다. 이는 아동 자폐증 유병률이 1%대인 미국·유럽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그러나 연구팀은 우리나라 아동의 자폐 유병률이 훨씬 높게 나타난 것은 이번 조사에 새로운 진단방법이 도입됐기 때문인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존까지 전 세계 연구진들은 학교생활기록·진료기록 등을 토대로 자폐증 유병률을 추정했다. 이와 달리 연구팀은 5년여에 걸쳐 고양시 일산구에 거주하는 7~12세 아동 5만 5000명을 대상으로 일일이 부모 조사, 아동 직접 평가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 결과는 자폐증 위험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높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직접 평가를 실시할 경우 자폐 유병률이 현재보다 높게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팀은 “기존의 방법을 사용했을 경우, 정형화된 우리나라 교육환경 탓에 조용하고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자폐 증세가 있어도 진단을 받지 못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