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명문 시드니대가 도서관<사진> 장서 50만권을 버리기로 해 관심이 집중됐다.

시드니대는 디지털북과 온라인 잡지가 늘어나면서 도서관에서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도서와 잡지들을 폐기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시드니대 도서관에 천장까지 설치된 책꽂이가 건물 안전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시드니모닝헤럴드에 따르면 시드니대는 160만권에 달하는 장서가운데 지난 5년간 대출 실적이 없는 도서를 중심으로 50만권을 폐기하고, 도서관 사서 30여명도 내보내기로 했다.

이 대학 장서 중 특히 논문의 경우 58%는 지난 5년간 대출실적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측은 “이런 논문을 폐기하는 대신 적당한 보관 공간을 마련해 별도 보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장서를 정리하고 책꽂이를 줄이고 생기는 공간은 학생과 교직원을 위한 장소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드니대는 연방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시설 개선금 2700만호주달러(310억원 상당)로 도서관 에어컨, 화장실, 배선, 승강기 등 시설 현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또 카페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책상을 더 많이 배치하기로 했다.

다만 대학은 교수와 학생들과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고 장서를 무단 폐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일부 학생과 교직원들은 “책을 대출받지 않고 도서관에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대학이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도서 폐기에 나서기로 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학의 결정이 디지털북 보급 확대 추세에 맞춘 것이라며 수긍하는 구성원들도 많다.

학생대표위원회 대표 돈허라 웜슬리는 “학생들이 책에 둘러싸인 도서관에서 공부하기를 원하지만 동시에 학습공간이 부족하다는 불평도 하고 있다”며 “대학이 21세기 학습방법 변화 추세를 고려하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