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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선출제도’ 재정비·보완 잇따라
조선대, 직선제 → 직·간선제 혼합형 유력 … 전남대는 일부 손질
협의과정에서의 재단·구성원 간 의견대립도 … “함께 고민해야”
지난 6일 연세대가 직선제를 폐지하는 대신 교수평의회 인준투표를 거치는 내용의 차기 총장 선임안을 발표한 가운데, 타 대학들에서도 총장 선출제도 정비 작업이 활발하다. 특히 많은 대학들은 직선제·임명제의 단점을 보완한 간선제 도입·개선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일부 대학들은 총장 선출제도 정비 과정에서 구성원 간 의견차로 진통을 겪고 있기도 하다.

■ 조선대 등 개선 작업 ‘막바지’ = 12일 대학가에 따르면 현재 총장 선출제도 정비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대학은 조선대, 전남대 등이다.

먼저 조선대는 지난 1992년 직선제를 도입한 이후 현 전호종 총장까지 구성원 직접 선거를 통해 총장을 선출해 왔다. 그러나 2년여 전부터 학내에서 직선제 폐지·보완에 대한 논의가 있어 왔고, 차기 총장 선거가 오는 9월로 가까워옴에 따라 조만간 새 선출안이 확정될 전망이다.

현재 조선대 구성원들은 대학자치운영협의회(이하 대자협)를 통해 새로운 총장 선출 방식으로 ‘직·간선 혼합형’이 적합하다는 데 뜻을 모은 상태다. 조선대 구성원들이 합의한 직·간선 혼합형은 △1단계: 총장 후보자 개방형 공모 △2단계: 간접선거인단 120명,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 29명의 총장 후보자 검증 및 후보 압축 △3단계: 압축된 후보들에 대한 직접선거 및 이사회에 최다 득표자 추천 △4단계: 이사회 최종 임명 등 총 4단계에 걸쳐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총장 선출안을 두고 조선대는 올해 들어 ‘총장 선출 방안 마련을 위한 소위원회’, ‘민주총장 선출을 위한 구성원 토론회’ 등을 마련해 총 10차례 가량 논의를 벌였다. 조선대는 오는 16일 총장 선출안에 관한 논의를 마무리 짓고, 23일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해 의결할 예정이다.

김수중 조선대 대자협 의장은 “직·간선 혼합형은 직선제의 단점들을 보완하면서 총장 선출과정에 구성원들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할 수 있어 바람직하다”며 “16일 최종 논의를 거치면 새로운 총장 선출안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 김윤수 총장부터 간선제를 도입한 전남대는 기존 제도를 보완한 총장 선출안을 수립했다. 현 총장 선출 당시 전남대는 단과대학별 교원 비율에 따라 교수 120명, 직원 12명 등 총 132명으로 간접선거인단을 구성해 출마자 중 4명을 후보로 선정했다. 이어 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교수·직원이 직접투표를 벌여 과반수 득표자 1명을 최종 총장후보로 선출했다.

전남대 평의원회는 내년 5월 총장 선거를 앞두고 최근 기존 총장 선출안을 일부 정비했다. 정비된 선출안에 따르면 간접선거인단은 200명 규모로 확대되고, 이를 통해 선정되는 후보 수는 3명으로 준다. 또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더라도 결선 없이 1차 투표 최다 득표자가 최종 총장후보로 선출된다.

문희 전남대 평의원회 의장은 “기존엔 단과대학까지만 고려해 선거인단을 구성했으나, 이번엔 전 학과가 참여할 수 있도록 규모를 늘렸다. 이를 통해 간접선거인단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불어 결선 투표를 하지 않기 때문에 후보자 간 결탁 등 단점이 보완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비된 총장 선출안에 대해선 현재 의결권자인 총장의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 제도 정비 과정서 진통도 = 새로운 총장 선출제도를 모색·수립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간 대립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대학들도 있다. 영남대, 진주교대 등이 예다.

영남대·영남이공대학을 산하에 둔 학교법인 영남학원은 지난해 상반기 소속 대학들이 그간 실행해왔던 총장 직선제를 폐지키로 결정하고 정관을 개정했다. 또 올해 2월엔 법인이 수립한 새로운 총장 선출안을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영남학원이 수립한 총장 선출안은 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총장 후보자를 공모·심사해 약간 명을 법인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 중 1명을 재단에서 임명하는 간선제 방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재단 측의 결정을 대학 구성원들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영남학원이 직선제 폐지, 새 선출안 수립 과정에서 영남대·영남이공대학 구성원들과 아무런 논의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선출 제도의 무게 중심이 법인으로 쏠려 있다는 것도 대학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주된 이유다.

김기석 영남대 교수회 의장은 “법인은 그동안 직선제를 주관해왔던 교수회의 의견조차 반영하지 않고 새로운 총장 선출안을 만들었다”며 “이와 함께 새 규정에 의하면 총장 선출 과정에서 대학 구성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지나치게 적어 불합리하고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장은 “법인이 수립한 총장 선출규정을 놓고 학내에서 수차례 심층 검토를 거쳤다. 이달 16~20일경 법인에 불합리한 사항들을 개정해 달라는 의결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법인이 대학 구성원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거나 냉대하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영남학원 관계자는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다는 것은 기존 직선제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대학 구성원들에게 전적인 권한을 주진 않지만,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 않느냐”며 “직선제로 인한 학내 구성원 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가장 합리적인 선출안을 모색해 변경했다”고 일축했다.

오는 25일 총장 선거를 앞둔 진주교대에서도 직선제 개정을 놓고 교수협의회 집행부가 사퇴하는 등 내홍이 일고 있다. 진주교대 교수협의회는 올해 1월 연구위원회를 구성하고, 파벌 형성 등 기존 직선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완화하는 내용의 총장선출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최근 교수회의에 발의했다.

그러나 선거를 목전에 두고 선출제도를 변경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반대 여론이 일어났고, 결국 교수협의회의 개정안은 폐기됐다. 개정안 폐기와 함께 교수협의회 집행부는 사퇴를 선언했다.

교수협의회 집행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총장 선출규정을 합리적으로 손질하는 게 시급하다는 판단에서 개정안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자 사퇴한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총장 선출안 개정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갈등과 관련, 서울 한 대학 교수협의회장은 “모든 일을 진행함에 있어 ‘어떤 게 대학 발전을 위한 길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이 같은 사고를 전제로 총장 선출안에 관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개선책 모색을 위한 실천적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1-05-16 오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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