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와 정치권에서 대학 기부금 세액공제 제도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 2008년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폐기됐다. 그러나 올해 등록금 부담으로 대학생들이 자살까지 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이어지자 이 법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법안 통과가 쉽지 않지만 대학가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법제화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 제도는 대학 기부금에 대해 연 10만원까지 세액 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재원은 학생 장학금과 학자금대출 이자 지원에 쓰이게 된다. 단, 이 제도의 취지를 고려, 세액 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3년간 평균 물가상승률의 1.5배를 넘어서는 안 된다.
구체적인 입법 노력도 보인다. 서상기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정두언, 나경원, 조전혁, 임해규 의원 등 11명의 의원이 동참했다. 이 법안이 다시 추진되는 배경에는 올해 등록금 문제로 학생들이 고통 받고 심지어 자살을 하는 사건들이 잇따라 벌어졌기 때문이다. 서 의원은 “최근 등록금 문제로 대학생 자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이 제도를 통해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재원 마련과 등록금 부담 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법안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대학 기부금이 해마다 줄어드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사립대의 기부금 수입은 매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3년 1조1945억 원에서 △2005년 5958억 원 △2006년 4958억 원 △2007년 5742억 원 △2008년 5340억 원 △2009년 5812억 원으로 수 년간 5000억 원 전후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2009년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52%(교비회계 기준으로는 63.5%)인 반면, 국고보조금은11.6%에 그치고 있다.
이 제도는 지난달 29일 열린 제6회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에서도 중점적으로 논의됐다. 이 자리에서 사립대 총장들은 “소액 기부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 “대학 재정과 등록금 문제 해결의 한 방안”이라며 이 제도 에 공감을 표시했다. 박철 한국외대 총장(사총협 회장)도 “교과부와 기재부 등 관련 부서에 이 제도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제화까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재부가 재정부담으로 이유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나경원 의원이 대표 발의했던 법안도 기재부의 반대로 폐기된 바 있다. 서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 발의한 법안은 과거 나 의원이 발의했던 법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국가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문제가 있어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래서 서 의원과 대학 관계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오는 6월에 열리는 임시국회를 시작으로 법제화를 위한 노력을 할 예정이다. 등록금 부담 완화와 학생들의 장학 혜택 증진이라는 사회적 요구가 절실한 만큼, 기재부 관계자들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