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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습, 기업 · 대학에 물어보니...
전문대교협 설문조사

 

전문대학이 현장실습을 진행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으로 ‘산업체 섭외’를 꼽았다. 이에 대해 산업체는 국가가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한다면 전문대학 현장실습을 수락하겠다는 반응이다. 전문대학 현장실습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대학과 산업체뿐만 아니라 제도 개편 등 정부의 노력도 절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회장 이기우·이하 전문대교협)는 지난 1~2월 두 달간 460개 기업과 66개 전문대학을 대상으로 ‘전문대학 현장실습 운영의 내실화를 위한 의견조사’를 실시했다.

■ 방학에 몰린 현장실습, 유연화해야 = 설문에 참여한 66개 전문대학은 현장실습 시행 여부에 대해 100% ‘참여하고 있다’고 대답, 현장실습의 중요성과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실습기간에 대해서는 66개 대학 중 31.8%에 해당하는 21개 대학이 4주 1회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현장실습 시행시점에 대해서는 ‘정해진 기간에 한다(방학·학기 중)’는 대답이 97%(2년제)로 압도적이었다.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한 권재길 창원문성대학 교수는 “현재 전문대학 현장실습은 여름방학에 몰려 있다”며 “만약 4주 의무 현장실습제가 실시된 후에도 현장실습 시행시점이 여름방학으로 몰린다면 가정 형편이 어려워 방학 중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 전문대학생들이 실습에만 몰두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방학 기간은 기업체들의 여름휴가와도 겹쳐 실습의 질 하락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결국 지금처럼 획일화된 현장실습 시점보다는 산업체와 유기적인 소통을 통해 현장실습의 기간과 횟수를 유연하게 실행해야 현장실습의 참여율과 질을 담보할 수 있다는 말이다.

■ 대학, ‘산업체 섭외 어려워’ = 현장실습을 진행하면서 대학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으로는 ‘산업체 섭외’(72.7%)로 나타났다. 이어 실습비용, 실습의 효율적인 지도방법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김종갑 재능대학 창업보육센터장은 “기업체로서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학이 현장실습을 진행할 때 이득보다는 귀찮은 것이 훨씬 더 많다”며 “산업체에 몸담았던 교수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부탁하니 기업으로서도 어쩔 수 없이 해 주는 측면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전문대학 현장실습생을 반길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현장실습의 내실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현장실습이 잘 운영되고 있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산업체와 대학이 다소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대학은 잘 운영되고 있다는 의견이 72.7%나 차지한 반면 산업체에서는 ‘보통’이라는 의견이 과반수인 54.8%를 차지했다.

김 센터장은 “‘보통’이라는 의견이 54.8%나 나왔다는 것은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현장실습의) 키를 쥐고 있는 기업이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데 수준 높은 현장실습을 기대하는 것은 힘들다”라고 밝혔다.

■ 현장실습 내실화 위해, 예산지원 필요 = 조사에 참여한 460개 기업체에 ‘현장실습과 관련해 대학으로부터 경비지원을 받은 것이 있느냐’고 설문한 결과 64.1%가 ‘지원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현장실습을 하게 되면 지도담당자에 대한 실습지도비나 실습의뢰비, 그 외 학생들의 실습을 위한 기자재 구입비 등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 역시 기업이 담당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기업이 현장실습에 흥미를 갖기 힘들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권 교수는 “현재로서는 기업체가 현장실습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실습지도비 등을 지급하는 방법이 가장 유일하다고 볼 수 있다”며 “4주를 의무 현장실습기간으로 정했을 때 정부에서 970억원 정도를 지원해 실습지도비나 실습기자재 구입비 등으로 사용한다면 기업의 현장실습 참여 욕구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기업, “세제지원하면 발 벗고 나설 것” = 기업들은 국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있다면 실습생을 수락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95.9%가 ‘그렇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어떤 행·재정적 지원을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설문에 참여한 460개 기업 중 53.9%가 ‘우수 현장실습 산업체에 세제지원’을 꼽았으며, 16.3%는 ‘정부발주 사업 산업체 선정 시 가산점 부여’를 원했다. ‘중소기업 지원사업 우대권 부여’는 16.1%의 기업이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실습 내실화를 위해 정부가 의지를 갖고 세제지원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충분히 풀어낼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김 센터장은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이 점점 숙련직 노동자를 원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며 “정부의 제도 개편으로 현장실습이 활성화된다면 대학에 재학하면서도 충분한 현장경험을 쌓을 수 있어 취업률도 올라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수 중소기업의 참여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역량을 갖춘 중소기업이 현장실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양질의 실습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좋은 대우를 받고 취업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져 전문대학의 문제로 지적되는 ‘취업의 질’ 문제도 해소할 수 있다.

권 교수는 “정부가 청년실업 문제를 풀기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데, 현장실습 기업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이 훨씬 실효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전문대학에 현장실습 지원비를 지원하는 방법도 좋지만, 제도 개편이 훨씬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용석 기자 (chojuri@unn.net)
조용석 기자 (chojuri@unn.net) | 입력 : 11-05-13 오후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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