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과학벨트 기대보단 우려”
7년간 5.2조 지원에 “기존 R&D 위축” 가능성도
연구단 지역 분산, “우수 연구인력 모일지 미지수”
정부가 16일 발표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대해 학계에선 기대보다는 우려를 표한다. 입지선정과 예산배분 과정에서 과학발전이란 순수성을 잃은 정치적 결정이란 지적이다.
17일 대학가에 따르면, 과학벨트로 얻어질 효과가 너무 장밋빛으로 치장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3조원의 경제적 효과와 136만명의 일자리 창출은 ‘두고 볼 일’이란 얘기다.
먼저 예산문제가 지적된다. 교과부가 과학벨트에 7년간 5조2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히자 기존 연구개발(R&D)의 위축이 우려된다는 것.
김형준 서울대 재료공학과 교수는 “5조2000억원이란 돈을 국가 전체 예산에서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교과부 R&D예산에서 뺄 가능성이 높다”라며 “그러면 다른 쪽에 대한 지원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기존 연구과제에 대한 위축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교과부는 거점지구인 대전 대덕단지에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를 설치하고, 거점지구를 뒷받침 할 기능지구로 청원군·천안시·연기군을 지정했다. 여기에는 △기초연구 지원 △연구기반 조성 △중이온가속기 구축 등으로 총 2조3000억원이 지원된다.
교과부는 탈락지역에도 2조 1000억원을 배정했다. 대구·경북·울산(DUP연합캠퍼스)에 1조5000억원을, 광주(GIST 캠퍼스)에 6000억원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특히 막판에 1조 7000억원이 증액됐다는 점에서 정치적 배려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1조 5000억원을 탈락지역인 대구경북에 지원하는 것을 두고 ‘지역 달래기 차원의 정치적 고려’란 주장이 나오는 것.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는 “순수하게 보면 수도권이 역차별 받는 것”이라며 “탈락 지역민이 반발하니까 예산을 떼어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연구인력 분포를 고려하지 않은 예산 배정이다. 교과부 발표에 따르면, 50개 연구단은 거점지구에 25개가 설치되고, 대구경북에 10개, 광주에 5개가 설치된다.
나머지는 전국의 대학 등에 10개가 나눠 설치될 예정이다. 연구단은 지역별로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는 조직에 연구용역을 주는 개념으로 도입됐다. 때문에 과학자의 연구력을 평가해 연구단 수와 예산을 배정하는 게 순서상 맞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KAIST 교수(자연과학대)는 “기초과학 연구 인력의 70% 이상은 수도권에 있다”며 “연구 인력은 서울에 집중돼 있는데 연구단 배정은 사실상 지방에 주먹구구식으로 분산 배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때문에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도 그 효과가 미지수란 지적이다. 김형준 교수는 “지방에 생기는 연구단에 연구 인력이 갈 것이냐는 별개의 문제”라며 “대기업들도 연구개발 인력이 지방으로 오려하지 않으니까 부설 연구소를 수도권에 설치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5개 연구단을 거점지구와 대구·광주 등에 분산 배치해도 우수 연구 인력이 모일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얘기다.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