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채용정보 업체 인크루트(대표 이광석 www.incruit.com)가 상장·등록사 2백70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규모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지난해보다 26%나 더 채용을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고 3백40대 1에 달하는 치열한 입사 경쟁률을 보이면서 극심한 취업난을 겪었던 올 하반기의 입사 경쟁률은 평균 34대 1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제약 부문을 제외한 전업종이 일제히 채용을 늘렸으며, 금융, 건설, 외식식음료가 큰 폭으로 채용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백70개사가 올 한해동안 채용한 규모는 3만5천9백76명. 지난해채용규모 2만8천5백14명보다 26.2%나 증가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금융 73.4% △건설 64.4% △외식식음료 63.2% △석유화학 50.3% 등이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큰 폭으로 늘려 채용했다. 이밖에 △조선기계자동차 44.9% △유통무역 29.8% △전기전자 12.8% 등도 지난해 보다 더 많이 채용했으며 제조업은 지난해보다 1.3% 더 채용해 소폭 증가에 그쳤다. 반면 정보통신은 지난해보다 7%, 제약은 2% 감소했다.
올해 대기업 채용의 가장 큰 특징은 하반기 급격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채용규모를 늘렸으나 취업 경쟁률은 최고조에 달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구직자들의 여전한 대기업 선호 현상과 경기 불안정으로 취업 규모를 줄일 것을 우려한 중복 지원 등이 경쟁률을 높이는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쏟아져 나오는 대졸자와 취업 재수생이 40만명에 달하는 반면 기업들은 신입보다 경력을 선호하고 있어 취업경쟁률을 높이는 원인이 됐다. 20~30대 청년 실업률은 전체 실업자의 67.2%에 달하는 등 극심한 청년 취업난을 겪고 있다. 기업들의 경력 선호 추세는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여 내년에도 청년층의 취업난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뽑는 방법 대신 상시, 수시 채용이 일반적인 채용형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특히 결원 등 기업들이 필요한 인력 수요가 생길 때마다 인터넷 게시판에 공고를 하거나 직접 인재를 찾아 나서고 있어 ‘취업시즌’이 점차 사라지고 연중내내 채용을 하는 방식으로 채용 일정이 분산되고 있다.
실제로 인크루트가 지난 9월 3백2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6%(131개사)가 수시채용을, 41.2%(133개사)가 공채와 수시채용을 병행할 예정이며 공채를 실시하는 기업은 18.3%(59개사)에 불과했다.
수시채용 방식을 가장 선호하는 업종으로는 전기전자, 유통, 식음료, IT기업, 외국계 기업을 들 수 있다. 또한 사업부문의 다양성 등으로 각 사업부 단위에서 필요 인력 발생시 수시 채용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있다.
이광석 인크루트 사장은 "경기 침체가 채용축소로 이어지지 않아 비교적 채용이 활발했던 한해 였으나 구조적 문제로 인해 청년 취업난도 극심했던 한해 였다”며 “내년 채용규모는 올해보다 5~8% 줄어들 것으로 보여 취업난은 쉽사리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내년 상반기 채용시장은 불투명한 상태지만 내년 2/4분기 이후부터는 차츰 채용시장이 되살아 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하반기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전체 채용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상반기 채용이 작년 상반기에 비해 39%정도나 증가했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하반기 채용은 경기 침체로 인해 소폭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업종별 채용결산
## 금융권
구조조정의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는 금융 부문은 신규 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금융업체 37개사의 올 한해 채용규모는 3천6백69명으로 지난해 2천1백16명보다 73.4%나 더 뽑았다.
이처럼 채용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지난해 대대적인 인력감축에 들어가면서 '살얼음판'과 같았던 것과는 달리 구조조정으로 한동안 젊은 피를 수혈하지 못했던 금융업체들이 조직의 맥을 잇는 차원에서 경력직보다 대졸 신입인력 충원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권은 타 업종에 비해 연봉이 높은 편인데다 주 5일 근무제를 속속 도입하는 등 복리후생도 다양해 취업 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때문에 신입사원 평균 경쟁률도 수백대 1을 넘나들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금융권의 고용확대가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대 순익을 내며 호황을 누렸던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감량 경영에 돌입했기 때문. 또한 은행권의 구조조정은 마무리단계에 들어섰지만 증권사의 구조조정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금융권의 고용확대는 기업경기 호전, 그리고 구조조정이나 경영개선을 통해 이뤄지고 있어 일단 향후의 경기흐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금융권 경기도 내년 하반기부터 점차 되살아날 것으로 점쳐진다. 따라서 내년도 하반기에부터 채용시장이 기지개를 펼 것으로 예상된다.
## 건설
IMF 한파 속에서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의 경우 지난 97년부터 마이너스 채용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올해 아파트 건설붐 등 부동산시장의 활황으로 인해 건축인력에 대한 신규채용이 속속 이뤄지면서 지난해 6백6명보다 64.6%나 증가한 9백96명이나 채용했다.
그러나 강도 높은 정부 규제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주택경기 둔화가 내년 상반기에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 건설 경기는 올해와 같은 호황세를 누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99년 40만호, 2000년 50만호에 이어 지난해에는 55만호가 건립된 데 이어 올해는 60만호로 증가, 주택입주 물량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내년도에는 올해와 같은 상승세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내년도 건설 채용시장은 올해와 같은 대규모 채용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능직 중심의 수시채용과 함께 건축학과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신규 소규모 채용만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유통
점포 확대로 인력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유통업계는 판매ㆍ영업 분야의 높은 이직률을 고려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다. 유통업체의 채용규모는 4천6백84명으로 지난해 3천6백8명보다 29.8%나 증가했다.
내수 침체로 소비심리가 급감하고는 있지만 유통업체는 내년에도 적극적인 점포 확장을 계획하고 있어 내년도 채용시장도 밝은 편이다. 전통적인 제조업체들이 내년 경기를 불투명하게 보고 신규투자와 인력 채용을 줄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대규모 채용을 주도하고 있는 롯데쇼핑이 올해 대구, 인천에 백화점을 개점한데 이어 내년에도 1~2개정도 신규 오픈 계획을 세워놓고 있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채용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목동점을 열면서 대규모 채용을 진행했던 현대백화점도 내년에 부천점을 열 계획이어서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외식·식음료
올 한해 경기가 침체된 가운데서도 영업이익을 거두고 적극 사업을 확장하던 외식 업체들은 신규 점포 오픈에 따라 상시로 신규 인력 채용에 나섰다. 28개 외식식음료 업체들은 지난해 3천6백80명보다 63.2%나 늘어난 6천4명을 채용했다.
이 같이 채용을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적극적인 사세확장에 나서 매출 성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
특히 패밀리 레스토랑 업체들은 지난해 매출 대비 최고184%의 성장을 기록하는 등 외식·식음료업의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는 올 한해 동안 명동, 수원 권선, 신촌, 대구 죽전, 분당 서현, 울산 삼산점 등 6개의 점포를 오픈하며 외형을 크게 키웠다. 창립 6년 만에 20개의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적극적인 사세 확정에 나서고 있다. 내년에도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창원점을 비롯, 총 11개 점포를 신규 오픈, 1천억원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동양그룹에서 분리한 베니건스는 올해 3개의 점포를 확장, 15개 점포를 갖추고 있으며 내년에는 6~7개의 점포를 더 개점할 예정이다. CJ그룹 계열사인 '빕스'도 올해 3개의 점포를 새로 오픈한 데 이어 내년 중 7개의점포를 새로 열 계획이다. 올해 한 개의 매장을 추가, 6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토니로마스도 내년중 한 개의 매장을 더 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여기에 SK그룹도 외식업 진출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SK그룹은 계열사인SK글로벌과 워커힐호텔이 각각 33%씩 지분 참여한 투자회사 베넥스인터내셔널을 통해 내년 초부터 고급 다이닝 형태의 레스토랑체인사업에 본격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외식업체들은 전반적 불황에도 불구하고 내년 초부터 각각 신규점 개장 계획을 줄줄이 세워놓고 있어 내년에도 상시로 인력을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 석유화학
지난해 수출둔화, 구조조정, 투자규모 동결이라는 3중고를 겪으며 채용을 동결했던 석유화학 업체들은 올해 가동률 상승으로 생산과 내수가 늘고 수출도 증가한데 힘입어 신규 채용 인력을 크게 늘렸다. 석유화학 업체 12개사는 지난해 3백46명보다 50.3%나 증가한 5백20명을 충원했다.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만큼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대중국 투자를 전략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따라서 올해만큼 활발하게 채용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시 채용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 정보통신·전기전자
전기전자의 채용은 지난해 보다 늘어난 반면 정보통신 부문의 채용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올해 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채용문을 넓혔으나 예상만큼 상반기 실적을 기록하지 못한 정보통신과 전기전자는 상반기 당초 계획보다 채용을 줄였다. 하반기에도 상반기보다 많은 프로젝트 수주를 예상, 채용인원을 상반기보다 늘려 잡았으나 예상과 달리 하반기 경기가 침체되면서 당초 계획보다 채용규모를 줄였다.
상반기 월드컵특수에 따른 디지털가전제품 수요증가 등으로 전기전자는 37개사가 7천7백11명을 채용해 지난해 6천8백37명보다 12.8% 더 뽑았다. 내년에도 디지털 제품의 신모델 증가와 세계 PC·휴대폰·반도체 등 첨단전자제품의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전기전자 업종은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채용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보통신 36개사는 4천9백17명을 채용해 지난해 5천2백87명보다 7% 줄어들었다. IT 분야의 불황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지만 내년도 하반기부터는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에 나오고 있어 IT분야는 내년에도 결원시 채용하는 인력 충원 차원의 채용만이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 조선·자동차·철강
조선·기계·자동차·철강도 지난해 보다 채용이 늘어났다. 2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한해 3천7백55명을 채용해 지난해 2천5백92명보다 44.9% 더 뽑았다.
특소세 한시 인하조치와 다양한 신모델 출시의 영향으로 내수와 생산이 상승세였던 자동차 분야의 채용이 활발했었다. 그러나 내년에는 세계자동차 수요감소와 환경 규제문제로 인한 디젤차량 판매감소 전망 등으로 내수와 생산, 수출이 올해에 비해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여 활발한 채용을 진행했던 올해와 달리 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한해 신조선가 하락, 수주감소, 주가하락 등 3중고를 겪었던 조선업계는 연말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이후 소나기 수주가 이어지면서 내년도 일감을 확보한 조선 업체들의 채용은 밝은 편이다.
철강 수요 산업인 건설과 조선산업 등이 큰 폭으로 성장함에 따라 철강도 내수와 생산이 늘어났다. 그러나 내년 건설경기의 영향으로 철강업체도 둔화될 것으로 보여 내년 고용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 제조·제약
그밖에 일반 제조업체는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인력을 채용하는데 그쳤다. 제조 업체 21개사는 1천1백75명만을 채용, 지난해 1천1백61명보다 1.3% 소폭 채용에 그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채용을 진행했다.
지난해 9·11사태로 극심한 경기 침체속에서 채용을 동결했던 일반 제조업체들은 올 초 경기 상승세 속에서도 보수적인 인력 운영을 진행하다 하반기 들어 경기가 다시 침체되면서 필요 인력에 한해서만 채용을 진행했다. 내년도 경기가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제조업체는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규모의 채용만을 진행하면서 채용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거듭된 약값 인하와 외국계 제약 기업들의 국내 시장공략 강화 등으로 잇단 악재에 부닥친 제약분야의 채용은 지난해 보다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최대 호황을 누리며 활발한 채용을 진행했으나 올 하반기 들어 매출 실적이 떨어지는 등 부진을 보이면서 지난해보다 2.0% 채용규모를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내년에는 외국계 제약회사에 상당부분 자리를 빼앗긴 상황에서 국내 주요 제약업체들이 살아 남기 위한 신약개발에 힘 쏟을 것으로 보여 마케팅을 포함한 의약연구-개발, 품질관리 인력을 추가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약 분야의 영업직은 이직률이 높아 상시 채용문을 열어놓고 있어 내년도 채용 전망은 밝은 편이다.
<자료제공: 인크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