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로펌 6곳의 고문· 전문위원 절반 이상이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원, 국세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기간도 대부분 공직 퇴임 후 1년이 채 안 됐다.

이에따라 대형 로펌에 취업한 공직자들이 과거 소속기관을 상대로 한 각종 소송 등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만큼 공직자의 대형로펌 취업을 제한하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해 국내 M&A 법률자문 실적 상위인 김앤장·태평양· 세종·광장·율촌·화우 등 6개 법무법인을 분석한 결과, 이들 6개 로펌의 고문·전문위원 등 전문인력은 모두 96명이었다고 18일 발표했다.

전문인력 수는 김앤장이 28명으로 가장 많았고 변호사 대비 전문인력 비율은 율촌이 13.9%(27)로 가장 높았다.

이들의 출신 기관은 단일 정부 기관으로는 공정위가 19명으로 가장 많았고 금감원이나 금융위원회가 18명, 국세청이나 관세청이 16명으로 전체 전문인력의 절반이 넘는 55.2%(53명)을 차지했다. 기타 정부부처나 정부기관 공무원도 25명이었다.

공직에 있었던 85명 중 84.7%인 72명은 퇴임 후 로펌 취업에 걸린 기간이 1년 미만이었으며 11.8%가 2~3년 사이에 로펌에 취업했다.

경실련은 "대형 로펌들이 주로 대기업의 소송 대리와 자문을 맡고 있고 퇴직 공직자들이 공직 시절의 네트워크와 정보를 통해 과거 소속기관을 상대로 한 각종 소송 등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들이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사기업체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만 대형 로펌은 자본금 규모 등을 이유로 취업 제한 대상 업체로 규정하지 않아 공직자들의 취업을 제한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은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