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과학기술계의 꿈과 염원을 담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사업’의 큰 그림이 발표되었다. 이제 구체화 단계에 들어선 과학벨트사업이 성공하려면 이제부터 과학계와 대학이 상생 협력의 틀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과학벨트사업 추진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과 논란이 많았다. 이를 걷어내고 차분한 마음으로 기초과학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국가의 백년대계를 준비해야 한다. 호기심 기반의 기초과학은 그 성과가 축적되고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는 데 수십 년이 걸린다. 과학벨트는 시동을 막 건 상태이며,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과학기술계의 중지를 모아 향후 예상되는 어려운 과제들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
독일·일본 등 선진국은 기초과학 강국으로서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세계적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막스플랑크연구협회나 이화학연구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톱클래스 연구소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수월성의 추구‘라는 철학을 고집스럽게 지켜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과학벨트에 새로 설립되는 기초과학원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서 최고의 과학자를 유치해 수월성을 추구해 나갈 것인가, 어떻게 흩어져 있는 연구단들이 독립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효율적이고 유기적으로 통합된 체제를 운영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이 따라야 한다.
과학벨트에서 정말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우수한 과학자들이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특히 젊은 신진 과학자들은 연구자로서의 꿈과 희망을 키워 나갈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 이들 과학자가 각자 독립적으로 연구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지역적으로 분산된 연구단을 사람-과학-행정적으로 통합해 전체 네트워크를 강력하게 구축해 나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수월성을 최우선시하는 막스플랑크나 이화학연구소의 소프트웨어적인 운영체제를 꼼꼼하게 벤치마킹하고 철저하게 구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는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잘 지켜줌으로써 기초과학원이 상향식 과학연구와 하향식 재정정책지원의 결정과정이 잘 융합된 쌍방향 연구조직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막스플랑크연구협회는 독일 전역의 주요 대학도시를 중심으로 80여개 연구소가 산재해 있다. 막스플랑크 단위연구소들은 설립 단계부터 ‘대학의 파트너’로서 소장의 대학교수 겸임, 학생연구인력 교류 등을 통해 상호 시너지를 이루게 되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에 산재한 기초과학원의 연구단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지역 대학과 어떻게 연구분야의 특성화, 연구인력 교류, 정주인프라 공유 등으로 상생의 길을 모색하느냐가 초기 과학벨트 성공적 안착의 관건이라 하겠다.
이제 과학벨트 출범을 시작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대학의 기초연구역량을 모두 포괄하는 거시적인 미래 기초연구전략이 추진되어 우리나라도 조만간 기초과학 강국으로 진입하길 기대한다. 국가의 백년대계로서 과학벨트가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려면, 과학계와 대학은 보다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 뜻과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