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19일 발표한 ‘2010년 IT분야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는 말 그대로 산업계가 직접 대학교육을 평가한 것이다. 해당 대학이 업계 동향이나 요구를 교육에 얼마나 반영했는지가 핵심 평가지표다.

평가 결과 전통적으로 공대에 강점을 가진 대학들이 최우수 평가를 받았다. IT 3개 분야를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평가에서 한양대(정보통신)·성균관대(전자반도체)·인하대(컴퓨터)가 각부문별 1위를 차지했다.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는 2008년부터 시작됐다. 2006년 기업들 사이에서“신입사원 1인당 재교육비가 2400만원에 이른다”는 불만이 나온 직후다. 이어 2007년 5월 경제·교육부총리와 경제5단체장, 대교협이 참여한 ‘산학관 간담회’에서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시도는 대학교육 전반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 산학협력과 이주원 사무관은 “산업계 관점 평가로 대학 순위를 매기는 것보다는 이를 통해 산업계 요구에 부합하는 대학교육을 확산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10년이 지나도 그대로’란 지적을 받아온 공대 교육에 산업계 동향과 요구가 반영되도록 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평가 결과에서 드러난 기업 신입사원의 대학 재학 중 현장실습 참여율은 50.2%였다. 그나마 최근 5년간 41개 기업(3개 IT분야 매출액 상위 30위권 내)에 졸업생을 많이 취업시킨 대학이 이 정도다. 평가대상 33개 대학의 재학생 전체를 놓고 보면 현장실습 참여율은 7.3%로 떨어진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두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먼저 현장실습 참여 여부가 전공분야 취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의 신입사원이 된 졸업생의 경우, 절반 이상이 재학 중 현장실습에 참여했다. 전체 재학생 7.3%가 참여하는 실습에 적극적 태도를 보인 학생들이 취업에 성공한 셈이다.

또 하나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대학이 이 정도’란 점이다. 3개 IT 분야에 졸업생을 많이 취업시킨 33개 대학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음에도 전체 재학생의 실습 참여율은 10% 이하였다. 전체 대학을 놓고 보면 학생들의 실습 참여율은 이보다 더 떨어질 것이란 예측이 가능하다.

때문에 교과부와 대교협은 이번 평가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전국 4년제 대학에 배포한다. 평가대상 대학에 대해선 대학별 평가보고서를 전달할 방침이다. 이주원 사무관은 “대학들이 종합보고서를 보고 산업계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교육과정 개선에 활용토록 할 것”이라며 “평가대상 대학에는 대학별 보고서를 보내 대학 전체 수준과 자교의 수준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교과부는 경제 5단체와 해당 분야 기업에도 평가결과를 보내 인재 선발·양성에 참고자료로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이 사무관은 “해당 기업이 산업계 전반의 요구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기업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아무래도 이번 평가결과가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IT 3개 분야를 대상으로 이뤄진 2010년 평가에서 한양대와 성균관대, 인하대가 각 분야 1위를 차지했다. 정보통신분야에선 한양대에 이어 인하대·고려대·서울시립대·경희대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자반도체 분야에선 성균관대에 이어 인하대·고려대·한양대·부산대가 1~5위를 차지했다. 컴퓨터 분야에선 인하대가 1위, 고려대가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성균관대, 아주대, 서강대 순으로 나타났다.

산업계 관점 평가는 시행 첫해(2008년) 32개 대학과 24개 기업이 참여해 금융·건설·자동차 등 7개 분야 평가가 이뤄졌다. 2009년엔 석유화학·제약·화장품 3개 분야 32개 기업이 참여, 29개 대학에 대한 평가가 이뤄졌다.

이번에 발표된 2010년 평가에선 참여 기업과 대학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전자반도체·정보통신·컴퓨터 3개 분야에서 41개 기업이 참여, 33개 대학 74개 학과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