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리적 여건이 좋지 않다고 모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기숙사 시설이 잘 되어있고 통학 수단이 잘 마련되어 있는 대학, 교수들의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대학, 대학 재단이 건실하고 튼튼하며 학교 발전을 위해 교직원과 합심하여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대학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덜 겪고 있다.
처해있는 상황 요인중 대학이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다. 그러한 상황 요인에만 탓을 돌릴 경우 그 대학은 생존이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대학 재단과 구성원이 합심하여 개선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어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려움에 처한 대학들은 입시철이 되면 교수들을 고등학교에 보내는 등의 방법을 통해 1인당 몇 장 이상의 자기 대학 입시원서를 받아오도록 요청하고 있다. 세일즈맨이 판매에 성공하려면 자기가 팔고자 하는 물건의 질과 가치에 대해 확신과 애착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학 홍보에 나서는 교수들 마음속에 비슷한 성적이라면 자기 자녀라도 자기 대학을 추천하고 싶다는 확신이 있을 때 그 대학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자기 대학에 오라고 하는 것은 일종의 사기이고, 그렇게 해서 모아온 학생들은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자퇴하게 된다. 대학 홍보에 나서는 사람이 스스로 확신하는 대학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수가 강의와 연구를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재단이 최대한 지원하고 대학 행․재정 전반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교수는 강의에 대한 학생의 만족도 제고, 교수와 학생 사이의 관계 정립, 졸업생의 취업률 제고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원하는 만큼의 신입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졸업생의 취업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영세한 대학은 대기업과의 싸움에서 살아남는 중소기업에서 배워야 한다.
대기업 제품이 갖고 있지 못한 특성을 가진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그 제품의 질을 널리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중소기업처럼 지방의 소규모 대학도 이미 잘 알려진 대학 졸업생에 비해 자기 대학 졸업생만이 갖고 있는 특성이 있도록 교육에 투자를 하고, 자기 대학 졸업생의 질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학교 경영자와 전 교직원이 발벗고 나서서 유관 기업체를 돌면서 자기 대학 졸업생을 알려야 한다.
이와 함께 직원들이 교수와 학생들의 제반 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최선을 다한다면 그 대학은 지역적 불리함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 어려움에 처해 있는 일부 대학을 들여다보면 구성원들이 정말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지 의심스러운 때도 종종 있다.
대학 위기의 뿌리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다는 점을 깨닫고 노력할 때 그 대학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차원의 대학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매년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방 2년제 대학 보직 교수와의 대화 과정에 이러한 이야기를 했더니 대학 설립자가 큰 사업가처럼 생각하는 경우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그러한 사고를 하지만 작은 장사꾼처럼 생각하는 경우에는 우선 당장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윤을 남기는 것이 남는 장사라고 생각한다는 답을 해주었다.
우리 나라의 영세한 사립대학의 특성에 비추어 볼 때 역시 신입생 문제 해결의 열쇠는 역시 대학 설립자를 포함한 경영자가 쥐고 있는 것 같다. 국가는 기업이 파산하더라도 기업주는 건재하는 사례가 대학에서는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대학 구성원은 깨어 있는 자세로 대학 발전에 헌신할 때 신입생 부족 사태가 대학의 교육 여건 개선의 기회로 작용하여 우리나라 대학의 국제적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다.
박남기(광주교대 교수/ 본지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