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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국립대 통합무산 ‘후폭풍’ 예고
충남대 등 통합 무산…졸속추진 ‘책임론’ 부상
구성원 갈등 해소 ‘과제’…세종시 진출도 불투명

매머드급 국립대 탄생을 예고했던 충남대, 공주대, 공주교대의 통합이 끝내 무산되면서 각 대학에서는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통합논의 시작부터 ‘졸속추진’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던 만큼 통합무산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 3개 국립대 통합 끝내 무산 = 지난 20일 3개 국립대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는 대전 유성구 스파피아 호텔에서 8차 회의를 열고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통추위는 통합대학 교명, 대학본부 위치, 캠퍼스특성화, 학과 통폐합 문제 등 대부분의 쟁점에서 학교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충남대는 세종시에 대학본부를 두고 교명은 충남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공주대는 ‘대학본부를 공주에 두도록 한다’는 송용호 충남대 총장의 약속을 근거로 공주에 본부를 두고 새로운 교명을 만들어야 한다며 팽팽히 맞섰다. 특히 마지막 회의에선 단과대학 재배치 문제로 3시간 가량을 할애했으나 공주대는 재배치로, 충남대는 그대로 두자는 등으로 의견이 갈리면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 했다.

결국 송용호 충남대 총장은 이날 오후 학교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공주대와 공주교대와 ‘세종시 융복합캠퍼스 구축 및 통합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많은 논의를 오늘까지 진행해 왔으나 서로의 입장차가 끝까지 좁혀지지 않았다”며 통합무산을 공식 선언했다.

앞서 충남대는 2005년에도 공주대, 충북대 등과 통합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으나 무산되는 등 이번까지 모두 3차례 통합을 추진하다 결렬된 바 있다.

■ 졸속 통합추진 ‘책임론’ 부상 = 각 대학 총학생회, 동문회, 충남대 교수회 등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두 달간 진행돼 온 통합추진이 무산되자 이들 대학에선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통합설문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의 중복투표 논란이 일었던 충남대에선 후폭풍이 더욱 거셀 것으로 보인다.

충남대 교수회는 지난 23일 교수회 홈페이지를 통해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도 모으지 않은 통합 논의는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므로 사필귀정”이라며 “독단적인 통합 추진으로 학교의 역량을 소진시키고, 학교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은 총장과 본부 관련 보직자들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복투표 문제에 대해선 법적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용완 충남대 교수회장은 “통합설문에서 한 교수가 14번씩이나 중복투표를 한 것이 밝혀졌는데도 학교측은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본부의 적절한 조치가 없을 시, 법적대응 하기로 지난 18일 교수회 총회에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 구성원·지역사회 갈등 해소 과제 = 공주대는 다시 교명변경 문제에 부딪혔다. 공주대는 2004년 천안공업대와의 통합하며 ‘제3의 교명’을 사용하기로 했지만 이를 지키지 못해 지역사회와 갈등을 겪어왔다. 3개 대학 통합으로 새로운 교명창출을 기대했지만, 통합이 무산되면서 교명변경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른 것이다.

천안 81개 기관·단체로 구성된 천안발전회는 지난 19일 “공주대가 충남대·공주교대와의 통합 등을 빌미로 교명 변경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천안발전회는 천안시에 교통표지판에서 공주대 안내 문구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역 기관·단체에 공주대와의 산학협력사업 현황 등을 제출받은 뒤 사업 중단을 요구하겠다고 나서는 등 공주대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주대 측은 “3개 대학이 통합하면 새로운 교명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해 교명변경 논의를 잠시 미뤘었다. 교명변경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것”이라고 답했다.

■ 세종시 융복합 캠퍼스도 ‘난항’ = 이들 3개 대학이 통합을 전제로 교과부의 지원을 기대했던 세종시 융·복합캠퍼스 부지 확보도 어렵게 됐다. 배용수 공주대 기획처장은 “통합을 전제로 세종시 융복합 캠퍼스 입지를 추진했던 것이기 때문에 세종시 진출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하지만 통합을 떠나 세종시 융복합캠퍼스 추진을 위해선 다시 3개 대학이 협력할 수 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3개 대학 통합을 재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공주시의회 박병수 의원 등 4명의 의원은 지난 23일 열린 공주대와 공주교대의 통합을 골자로 하는 ‘국립 3개 대학 통합관련 성명서 채택의 건’을 공식 발의하고 “공주대와 공주교대가 우선 통합한다면 공주를 교육특구로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2개 대학의 우선 통합추진을 당부했다.

자유선진당 임영호 대변인도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3개 대학이 통합해 세종시에 세종 융복합 캠퍼스를 설립할 경우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 인재를 공급하는 산학협동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다시 통합논의를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나 당장 이들 대학의 통합논의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합추진에 적극적이었던 전우수 공주교대 총장과 송용호 충남대 총장의 임기가 내년 초로 마무리 되는 가운데, 이미 통합무산으로 향후 정책추진에 동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김용완 충남대 교수회장은 “통합을 위해선 다시 구성원 의견을 물어야 한다. 양 대학 총장의 임기가 얼만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실질적인 통합 재추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여진 기자 (dike@unn.net) | 입력 : 11-05-26 오전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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