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을 겸직하고 있는 박 총장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우리정부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양보하고 접점을 찾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북한의 불참으로 6자회담이 중단된 상태다. 6자회담 재개에 대해 비관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데.
“3차 6자회담 이후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는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북·미간의 불신과 대립으로 급기야 대결구도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여건이 성숙되면 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북한의 주장에 관련 국가들은 6자회담 틀 속에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원하고 있다.
북핵문제 해법은 북한과 미국이 ‘핵무기폐기와 북한체제를 보장하겠다’는 의지를 동시에 선언하고 상호불신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단계별로 풀어가는 것이다.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 양보하고 접점을 찾도록 우리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북한의 어려운 경제사정, 미국·중국의 입장변화 등으로 결국 6자회담에 복귀할 것으로 본다.”
- 6자회담만이 북핵문제의 유일한 해결 수단이라고 보나.
“북·미 양자 회담이 지름길이지만 미국이 바라지 않는다. 북한에 대한 불신과 경제적 부담 때문 아니겠는가. 그러나 6자 틀 안의 북·미간 구도로 갈 수밖에 없고 체제보장과 경제적 지원 약속만 되면 북한도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본다.”
- 대북정책에서 미·일의 공조가 단단해지고 우리는 이들과 엇박자가 난다는 느낌이 드는데.
“과거 냉전시대에는 한·미·일 대북정책의 기조가 같았는데 지금은 미·일이 같은 방향이고 우리 정부는 미·일과 약간 엇박자가 나는 모양새가 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북·미간 위기가 고조되고 만약 무력충돌사태까지 가면 우리가 가장 큰 피해자다. 우리는 북한과 미국, 양자를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다. 6·15정상회담 이후 남북 화해분위기를 이어가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 2·10 핵무기 보유선언, 핵 연료봉 인출 발표 등 북한이 벼랑 끝 전술로 가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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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명섭 기자. |
“대미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한 측면도 있으나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계속 싫은 소리를 하니까 여기에 대한 반발로 볼 수 있다.
또 지금 북한 내부는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급격히 질서가 흐트러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미항전’을 내세워 사회와 군 조직을 다시 추스르기 위한 정치적 목적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된다.”
- 햇볕정책이 결국 북한 정권을 연장시키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그런 논리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동의할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도 동구권처럼 붕괴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북한은 붕괴되지 않았다. 우리로서는 북 체제가 붕괴되지 않은 게 오히려 다행이다. 만약 90년대 외환위기 때 북한이 붕괴됐다면 우리는 경제적으로 도저히 재기할 수 없는 국가가 됐을 것이다.
지금 남북한 국민연소득 비율이 30대 1이다. 독일의 경우 당시 서독경제가 좋았기 때문에 통일이 가능했다. 북한이 제일 우려하는 것 중의 하나가 남한의 대북정책이 흡수통일 아닌가 하는 상황에서 햇볕정책이 가장 최선책이라고 본다.”
- 6·15공동선언 후 북한의 한반도 적화통일 전략에 변화가 있나.
“동구권 붕괴 전까지는 그 전략을 버리지 않았으나 90년대 초 동구권 붕괴와 동·서독의 통일, 김일성 주석의 사망,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적화통일은 단순히 군 내부 구호로만 그치고 있다. 옛 소련이나 중국이 뒷받침하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자신들의 체제 붕괴를 가장 두려워하고 있다.”
- 북한문제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대학이 많지 않다. 북한대학원대학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북한연구에 대한 거부감이 컸고 특히 80년대 후반, 주사파 논란이 사회이슈화 되면서 내·외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 당시 북한학관련 대부분 대학 연구소들이 문을 닫거나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그렇게 어려울 때 일수록 제대로 가르치고 연구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결국 지금은 북한연구의 국내 대표적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 로스쿨 유치를 위해 북한관련 법학 전문연구대학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로스쿨은 나중에 정부 정책의 가닥이 잡히면 거기에 맞게 준비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 대학은 북한 전문 연구기관인 극동문제연구소와 연계, 북한관련 법학 전문연구대학으로 특성화를 꾀하면서 로스쿨 유치작업에 나설 것이다.
로스쿨과 관련해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지방대학의 경쟁력 확보와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광역지자체에 반드시 로스쿨이 설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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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후 북한대학원대학교 캠퍼스를 둘러보고 있는 이인원 본지회장(왼쪽)과 박재규 총장./한명섭 기자 |
- 결국 주제가 대학문제로 돌아왔는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학구조개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취지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나 재정지원사업 참여조건을 보면 단계적 개선을 요구하기보다는 사립대학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목표치를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임교원 확보율의 경우 2005년 54.5%, 2006년 56.0%로 2004년 사립대학 전체 평균 47.8%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다. 사립대학의 재정 여건상 감당하기 어려운 대학들이 많다. 이럴 경우 결과적으로 국공립대학에 재정지원이 집중될 것이며 사립대학은 들러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 몇 년 전 ‘지방대 사막화’라는 문제제기를 했는데 지역균형발전에 역점을 두고 있는 참여정부 출범 후 어떠한 변화가 있다고 보는가.
“참여정부 출범 후 지방분권·권한이양을 위해 정부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 등 다각도의 정책을 펼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행정, 교육, 문화, 취업 등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어 피부에 닿는 변화의 효과는 미비한 것 같다. 향후 보다 나은 지역균형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대담 = 이인원 본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