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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은희경 작가 “젊은이들도 문학에서 위로 얻길”
“제 문학에는 기본적으로 불편함이라는 속성이 담겨있습니다. 치사하고 모순된 게 인간의 본능임을 보여주죠. 인간이 모두 다른 존재라는 것을 규명하기도 하고요. 신기하게도 그런 부분이 문학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줘요.”

우리나라 대표 여류작가인 은희경<사진>씨는 지난 30일 서울시립대 작가초청강연회에서 학생들에게 “문학 속의 불편함에 눈 떠야한다”고 내내 강조했다.

냉소와 위악의 소설가로 불리는 은 작가는 유독 대학 강연장에 자주 모습을 비춘다. 강연 이후 저자 사인회에서도 대학생 한 명 한 명과 긴 대화를 나누곤 한다.

그는 “‘앞으로’라는 시간이 주어진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표정이 있거든요. 자기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들려는 그런 열정, 그래서 대학생이 좋아요”라고 미소 지었다.

대학생에게 많은 애정과 관심이 있는 만큼 은 작가는 최근 독서량이 급감하고 있는 대학가 실태에 우려를 표한다. 문학을 통한 위로도 독서량이 뒷받침 돼야 가능한 것이기에 독서량 증진을 위해 대학 측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대학생들이 책을 읽을 여유조차 없어졌다는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책을 통해서 사고의 틀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책을 읽는 것은 게임과도 같습니다. 재미있는 일이에요. 대학에서 이런 부분을 학생들에게 일깨워 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에게 최근 대학들이 진행하고 있는 각종 독서 권장 프로그램과 이벤트에 대해 이야기해주자 고개를 갸우뚱 하더니 이내 “그게 효과가 있나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대학에서 독서에 대한 보상을 주는 식의 이벤트보다는 책의 진정한 재미를 알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수년간 대학가의 이슈로 다뤄지고 있는 ‘인문학 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생각도 물었다. 웃는 얼굴로 강연할 때와 달리 표정에서 진지함이 묻어났다.

“사회 전체가 실용주의로 가고 있어요. 하지만 실용주의에서도 효과를 보려면 인문학을 알아야 해요. 상업적인 예술도 기초예술을 바탕으로 나오는 법이거든요. 잃어버린 가치라던지 그런 차원을 넘어 효율 면에서 인문학 강화가 필요한 거예요. 교양으로 쌓는 것이 아니라 효과를 위해서지요.”

혹자가 이야기하는 “은 작가 특유의 냉소가 옅어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데뷔한지 15년이 넘어가고 있는 그는 고개를 저었다.

은 작가는 “너와 나는 다른 인간이니까 서로를 존중하자라는 메시지를 따뜻하다고 보시는 분들도 계시긴 하다”며 “하지만 이는 각자의 일은 알아서 하라는 냉정한 태도다. 문장이 따뜻해지긴 했지만 사실이나 세상을 보는 태도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했다.

‘소년을 위로해줘’ 역시 문학은 불편해야 한다는 그의 고집과 세계관이 반영된 결과물이란 말이었다. 은 작가는 “기성 작가도 글을 쓸 때마다 실력이 늘게 돼 있어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소년을 위로해줘’가 제 작품 중 가장 잘 쓴 작품이죠”라고 덧붙였다.

“인간의 이면을 발견하고, 그것에서 환희를 느끼는 소설가라는 직업을 더 오랫동안 하고 싶다”는 그는  한국 대학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유연성을 강조했다.

“대학 사회가 특히 권위적이고 보수적인 부분이 있다고 봐요. 학문을 가르치는 곳인 만큼 상하관계가 생길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죠. 더 유연해져야 합니다. 학문으로 교류해야 하는데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것이 많은 것 같아요. 학문적으로 동등해지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중요한 과제가 아닐까요?”

<글=박준범 인턴기자/사진=박근희 인턴기자>
관리자 기자 (mhhph@unn.net) | 입력 : 11-06-02 오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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