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석 민주당 의원 교육부총리 제의설’ 파문이 확산되자 23일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이례적으로 인선배경을 설명하는 등 사건의 조기 진화에 나섰다. 연두기자회견을 통해 이기준 교육부총리 인사 파동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한지 꼭 10일 만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 시도 같은 것은 전혀 없었으며 김 의원에게 어떤 요구를 한 적도 없다”며 “정치인 장관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경제통인 김 의원을 교육부총리감으로 꼽은 것에 대해 “대학에 우리 경제계의 요구를 정확하게 반영해 개혁을 추진할 사람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또 “연두회견 직전 모 언론에서도 ‘교육부총리는 경제계에서 찾으라’는 조언이 있지 않았느냐”며 “어떻든 대학교육의 경쟁력을 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치적 의도가 전혀 없었다’는 대통령의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또 ‘김 의원이 교육부총리의 가장 적임자’라는 대통령의 생각에 동의하는 교육전문가 역시 찾아보기 힘들다.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는 23일 성명을 내고 “이기준 교육부총리 임명관련 파문으로 국민적인 지탄과 원성을 샀던 노 대통령과 청와대 관계자들이 또 다른 형태의 교육부총리 파행 인사를 시도하면서 우리 교육정책을 총체적인 파탄 국면으로 내몰고 있다”며 “우리는 후임 교육부총리 인사에서 참신하고 개혁적인 인물을 임명함으로써 지지부진했던 참여정부 교육개혁의 고삐를 다잡아 주고, 국민에게 교육을 통한 미래 희망을 보여줄 것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실망을 넘어 허탈감을 갖게 됐다”고 논평했다.
또 이번 인사파동은 “무엇보다 난마처럼 얽힌 교육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는 교육철학과 역량이 검증되지 않았고, 교육문제나 교육정책에 관한 한 국외자였던 인물을 교육부의 수장으로 임명하려 한 발상일 뿐만 아니라 교육을 정략의 도구로 삼으려 한 의혹 또한 떨칠 수가 없다”며 “더군다나 ‘대학교육에 경제계의 요구를 정확히 반영하는 사람이 필요해서 임명하려 했다’는 해명에서 보듯이 경제적인 관점으로만 교육문제를 판단하고 교육을 경제계나 산업계 요구의 종속변수로 보고 있는 대통령의 인식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인사가 비록 불발로 끝났지만 ‘노 대통령이 정말 대학혁신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어느 교육계 인사의 말이 자꾸 떠오르는 건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