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반값 등록금에 대한 재원마련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철회할 경우 4조5000억 원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반값 등록금은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보다 더 시급한 사안으로 이를 철회하면 필요한 재원 4조50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회 예산정책처 추계의 의하면, 소득세·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시 향후 3년간 14조2000억원(연평균 4.7조원)이 확보 가능하다”며 “소득세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혜택은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집중되기 때문에 인하해야 할 정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세 최고세율은 부가세·지방세를 포함해 38.5%(소득세 최고세율 35%)로 OECD 평균 41.5%보다 낮은 수준(2009년 기준)이다. 법인세 최고세율(2011년 기준) 역시 부가세·지방세를 포함, 24.2%로(법인세 최고세율 22%)로 OECD 평균 25.4%보다 낮다. 

특히 우리나라 2010년 조세부담률은 19.4%로 OECD 평균(25.8%)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이원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복지지출 증가와 분단국가로서 부담해야 할 국방비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조세 부담율이 과도하게 낮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현 정부 들어 실시한 소득세·법인세율 인하로 고소득자와 대기업이 상당한 세 부담 감소혜택을 보고 있다. 소득세법 개정으로 8800만 원 이상 고소득자는 2009~2010년 사이 법 개정 이전(2008년)보다 176만원의 세금을 덜 내고 있다.

법인세도 세율인하와 과세표준 변경으로 2억 원 이상의 이익을 거둔 대기업은 2008년에 비해 기업 당 1800만원의 법인세를 덜 내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 세수에서 차지하는 간접세 비중은 2007년 47.3%에서 2010년 52.1%로 증가했다.

이 의원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필요한 재원규모는 5조8000억 원이지만, 민간기부활성화와 대학 자구노력으로 조달 가능한 금액이 1조3000억 원 내외이기 때문에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실제 재정 규모는 4조5000억원”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들이 현금이 없어 투자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미래불확실성 또는 투자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며, 지난해 10대 그룹 유보현금이 300조를 넘고, 현금 유보율도 1220%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는 감세정책으로 인한 기업들의 투자효과가 미미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 이원은 “법인세·소득세 최고세율을 인하하는 것보다 200만 이상 학생 가계에 해택이 돌아가는 반값 등록금의 실현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