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영국의 대학 중 절반 이상이 내년 9월부터 등록금을 3배가량 인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도한 등록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말 정부의 등록금 상한선 인상에 반대하는 대학생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논란이 겪었기 때문에 이번 대학들의 인상 소식에 후폭풍이 예상된다.
영국 하원 결산위원회는 7일 보고서를 통해 잉글랜드 지역의 124개 대학 가운데 절반인 60개 대학이 연간 등록금을 현재 3290파운드(한화 약 590만원)에서 상한액인 9000파운드(1620만원)로 3배가량 인상하겠다고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영국 정부는 대학 등록금 상한제를 없애고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최대 3배 인상할 수 있는 법안을 강행 처리했다.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대학 지원금을 줄이는 대신 대학 등록금 인상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대학생들은 지난해 말 대규모 과격 시위를 벌이며 정부와 충돌한 바 있다.
당시 항의 시위에 참가한 한 학생은 “이번 등록금 인상에 있어 정부가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았다”며 “현재 대졸자 10명 중 5명이 일자리를 못 잡고 있는데 어떻게 졸업 후 학자금을 갚아나갈 수 있겠냐”고 주장했다.
영국 대학생 대부분은 학비와 생활비를 정부로부터 대출받아 충당하고 취직한 뒤 연봉이 2만1000파운드(3780만원)에 이르면 상환하기 시작한다.
이에 영국 하원 결산위원회는 학생들에게 학비를 대출 형식으로 빌려줘야 하는 정부의 부담이 커졌고 이는 입학 정원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학생들의 반대 시위에도 불구, 학비를 상한 최고액인 9000파운드로 인상한 대학은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임페리얼대, 킹스컬리지 런던대, 퀸 메리대 등 계속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학 교육에 비해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영국 중산층 가정 3분의 1은 ‘등록금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교육 관련 비정부기구인 ‘에지(Edge)’가 정부의 등록금 상한선 상향 발표 후 중산층 500세대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가정의 31%는 ‘등록금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응답했다.
또 중산층 가정의 57%는 ‘대학교육의 가치가 10년 전만 못하다’고 답했으며, 47%는 ‘대학학위가 더 이상 성공적인 사회진출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계속되는 등록금 과다 인상 논란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저소득층 학자금 지원이 늘어나고 대출 상환부담을 줄였다”며 “실제 등록금 납부액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케네스 베이커 전 교육장관은 “고등교육보다는 직업교육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밝혀 등록금 상한선 인상이 대학 진학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