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에 안 보인다고 가치 없는 것 아니다” [인터뷰]이광철 한양대 인문과학대학장 한양대는 전통적으로 ‘이공계가 강하다’고 알려졌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동아시아문화연구소와 비교역사문화연구소를 중심으로 임지현(서양사)·박찬승(한국사)·정민(고전문학) 교수 등이 인문학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오는 가을부터는 석사과정으로 ‘트랜스내셔널 인문학’을 신설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2011 QS 아시아대학평가에서 인문학 분야 아시아 49위에 오르는 등 기염을 토했다. 인문과학대학 학장인 이광철 중어중문과 교수<사진>를 만나 다시 인문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넘으면 인문학이 다시 부흥하고, 인문학이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겁니다. 그때가 되면 인간적인 삶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하게 되겠죠. 양보다는 질을 따지는 시대가 온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미리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 학장은 이와 관련 “우리 교육이 기술만 따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을 논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논의에 인간이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학장은 “과학기술이 무엇을 위해 발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더니 “사람 아니겠느냐”고 답한다. 그렇지만 너무나도 추상적인 이야기다. 당장을 생각할 때, 인문학은 어떤 효용이 있는 걸까. “인문학은 돈이 안 된다는 생각. 이른바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게 바로 인문학 홀대의 핵심이죠. 뭔가를 바로 만들어내지 못하니 홀대 받는 겁니다. 그렇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게 가치가 없는 일일까요? 예를 들어 한·일 월드컵 때 보여준 우리의 응원문화, 그걸 돈으로 어떻게 환산하겠습니까. 그렇지만 그 때 보여준 우리의 응원문화는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어요.” 그는 이와 관련 “지금은 문화의 시대”라고 말했다. 아니, 평화로워 보이지만 사실상 “문화의 전쟁 시대”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세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우린 제대로 된 문화를 갖춰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가 우리의 문화에 익숙해지도록 해야죠. 예를 들어 중국은 우선 중국어를 퍼뜨리고, 나아가 지중파를 만들 계획을 세워뒀습니다. 이를 위해 2050년까지 200만명의 외국인 유학생 유치하겠다더군요. 후진타오가 나서서 정책적으로 ‘한빤’을 통해 이런 일들을 추진하고 있어요.” 이 학장은 이러한 관점에서 한양대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지적을 쏟아냈다. 한양대가 그동안 이공계를 우선하느라 인문학 분야가 뒷전으로 밀린 감이 있다는 것. 한양대 인문과학대학의 경우, 학과가 여섯 개에 불과한 작은 단과대학이지만, 앞을 내다볼 때 경제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특히, 지난 3월 새로 취임한 임덕호 총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임 총장이 단과대학별 예산 분권화를 선언하고, 이공계 이외의 분야도 성장시키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양대 인문과학대학은 규모가 작지만 그동안 정말 열심히 해왔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계속해서 정부의 지원을 받는 사업을 이어가고 있지요. 단과별로 독립체산제가 된다면, 일반 대중 강좌라든가 여러 가지 것들도 고려하고 다른 대학의 인문학과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