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교육 체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학벌사회, 대학서열화, 입시교육과 같은 기존 틀을 깰 수 없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학술단체협의회·전국교수노동조합(이하 교수노조) 등 3단체가 20일 서울 동숭동 소재 방송통신대에서 ‘미친 등록금, 미친 대학교육 바로잡기’란 주제의 심포지엄을 열었다.

발제를 맡은 장시기 동국대 교수는 ‘교육문화권’ 도입을 통한 대학 무상교육을 주장했다. 그는 “거주 지역과 언어를 토대로 무상으로 대학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며 “국·사립대 통합네트워크를 구축해 국가 지원을 받아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교수노조가 제시해온 국립교양대학과 대학공동학위제도 개념을 합친 안이다.

기존 삼권분립에 교육문화권을 더한 ‘사권분립’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독립기관으로 교육문화청을 설립해 교육감이나 대학 총장들이 자율적으로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 김학한씨는 “새로운 권리 개념의 교육문화권이 보장받으려면 개헌 등 대대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그보다는 교육개혁 추진기구를 구성해 각 사회적 의제를 합의해나가는 것이 현실적 방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강경선 방송통신대 교수는 평생학습권 관점에 입각해 대학 체제를 바꿀 것을 강조했다. 전통적 학교교육을 탈피해 평생교육·평생학습 개념을 일반 대학에서도 확산시켜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헌법상에 명시된 교육권을 평생학습권으로 해석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가 교육정책이 국민의 보편적 권리라 할 수 있는 평생학습권 실현에 부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대학에서의 평생학습권 실현을 위해 ‘오픈 유니버시티(Open University)’로의 방향 전환도 제안했다. 강 교수는 “일반인 대상으로도 대학교육을 개방해 국민 대다수가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오픈 유니버시티 개념이 정착되면 소위 잘나가는 대학들의 정책 자체가 바뀔 것이다. 대학체제 개편에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내용”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강남훈 교수노조 위원장이 발표를 맡아 국립교양대학과 대학공동학위제도 도입을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