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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장학금 늘리기” 재정마련 고심
“등록금 낮춰라...” 이중 부담에 고민 깊어져
반값등록금 여파가 거센 가운데, 전국 대학들이 등록금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학을 겨냥한 특별 감사 등이 예고된 상황에서 우선 자세부터 낮추자는 분위기다. 등록금 인하와 반대로, 장학금 비율은 늘리기로 했다. 지난 주 서울대 등이 소득하위 50% 학생에 등록금 전액을 감면해주겠다 밝히면서 장학금 늘리기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이에 따라, 등록금은 인하하고 장학금을 늘리기 위한 재원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의 주요권 대학은 물론, 지방의 대학들까지 나서는 등 전국이 반값등록금에 출렁거리고 있다.

■ 등록금 낮추자 줄이어 = 연세대는 5년 뒤 학생 1인당 실질 등록금 부담액을 연간 520만원에서 425만원으로 하향 조정키로 했다. 학부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 역시 현재 31%에서 40%로 상향 조정했다. ‘장학금 사정관제’를 도입, 가계소득·재산상황 파악 시스템 마련해 저소득층부터 차등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서울대 방침과 마찬가지로 성적우수 장학제도보다 가계곤란 장학제도를 확대하는 방향이다. 이에 따른 재원 마련에도 고심 중이다. 연세대 관계자는 “장학금 사정관제 도입시기와 세부 절차를 예산대책 등 자세한 등록금 경감대책은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외국어대도 장학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16%인데 내년부터 1년에 2%씩 올려 20%까지 단계적으로 올리기로 했다. 재원은 “예산운영 효율을 높이고 수익사업 극대화를 통해 늘려갈 예정”인 수준 정도로, 구체적으로 나온 것은 없다. 등록금 인하 역시 고민 중이다. 신형욱 한국외대 기조조정처장은 “등록금의 대폭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도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동국대는 가계곤란 장학금 비율을 현재 5%에서 19%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 가계곤란 장학금 규모를 내년 2학기까지 28억원 증액하며, 올해 2학기부터 장학금 이중수혜 허용 등 제도를 변경한다. 이를 위해 제2 건학기금 목표액 1000억원 중 10%인 100억원을 저소득층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한다. 현재 200억원 가량 모금한 제2건학기금 중 상당 비율이 장학금 목적으로 지정됐다.

적립금 상위권 대학 중 한 곳인 홍익대는 우선 예산 50억원을 떼어 냈다. 내년에는 예산 50억원 추가 투입할 계획이다. 가계곤란 학생들에게 등록금 50%를 감면해주기 위해서다. 기준은 장학금 신청자 중 국민건강보험료 납부액이 될 전망이며, 2학기부터 즉각 신설해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총 2220명이 장학금 혜택을 받게 된다.

■ 지방 대학들도 장학금 늘리기 = 지방의 대학들도 등록금 낮추기와 장학금 늘리기에 들어갔다. 전주교대는 오는 2학기부터 저소득층 학생의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는 내용의 정책을 21일 발표했다. 대상은 국민건강보험료 납부액이 8만 9700원 이하이고 순 재산세 납부액이 20만원 미만인 학생이 해당한다. 이에 따라 전주교대는 약 270명의 학생에게 4억여원의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투입되는 재원은 발전기금, 외부 후원금 등을 통해 충당한다. 유광찬 총장은 “단계적으로 면제 대상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울산대는 오는 2012학년도 신입생부터 4년간 등록금 전액 장학생이 장학금 이중혜택 받을 수 있도록 장학제도를 개선키로 했다. 지금까지는 기업체 학비 지원 대상 학생의 경우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을 때 경우 이 감면 금액을 제외한 학비만 지원해줘 이중수혜를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학비 자체는 기업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등록금 지원 금액을 해외연수 지원, 기숙사비 무료, 도서비 지급 등으로 형태를 바꿔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다. 울산대 측은 “대학 입장에서는 장학금을 다른 형태로 지급하고, 기업에서 이를 추가 보전하는 효과가 생긴다”고 밝혔다.

제주대도 가계곤란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오는 2학기 약 5억원의 장학 예산을 추가 투입한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제주대의 저소득층 학생 장학금은 지난해 37억 5000만원에서 33% 증가한 50억원으로 늘었다. 더불어 제주대는 등록금 대비 장학금 규모도 지난해 32%에서 내년에는 4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장학사정관 제도도 새롭게 도입된다. 가계가 곤란한 학생들을 선발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장학혜택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 대학 “죽을 맛” 눈치보기 바빠 = 전국 대학들이 이와 같은 방침을 밝히자, 아직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대학들은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용인대의 경우 다른 대학의 사례를 참고해 등록금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심현남 기획과장은 “타 대학과 논의 중”이라며 “타 대학 사례를 참고해 책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등록금의 대폭 인하는 실현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장학금의 확충을 모색하고 있으며, 현재 교내에서 가장 유력한 대안인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한신대 설정아 전략경영팀장 역시 “등록금 완화 방안에 대해 여러 가지로 논의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확충인데 대학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라고 밝혔다. 최근 구성원들이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에서 인건비를 동결하자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한신대의 경우, 올해 장학금 예산을 4억원 늘렸는데, 모두 저소득층 장학금이다. 설 전략경영팀장은 “사회적 이슈가 ‘공정배분’이라며 학생들도 그런 부분에 관심이 많아 저소득층 장학금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영남대는 “장학금 확충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기본적으로 성적우수 장학금 비중을 줄이는 대신 가계곤란 장학금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조선대의 경우 학생처와 기획처가 함께 장학기금 확충 등 등록금 문제에 관해 검토하기 위해 팀을 꾸린 상태다. 김하림 기획조정실장은 그렇지만 “아직 등록금을 완화할 것인지 동결할 것인지 등의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며 “혹시라도 불필요한 경비가 투입되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에 관한 점검도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주대도 총장이 직접 나서서 예산팀과 등록금 인하 방안을 논의 중이다.

등록금은 낮추고 장학금을 늘리는 게 전체적인 분위기에 대해, 대학들은 “위에서 하라니까 하는 것이지만,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모 대학 관계자는 “대학 정책이라는 게 대책 없이 갑자기 내놓을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반값 등록금이 계속해서 이슈화가 되고 있다고 대학이 갑자기 등록금을 내린다면 그동안 부도덕적으로 등록금을 비싸게 받았다는 것을 자인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몇 년 간 임금을 동결해 온 대학들은 지금 분위기 때문에 아주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학 관계자 역시 “위에서 강제적으로 인하 압력이 떨어진 마당에 동참을 해야 하는데, 대학 사정이라는 게 있다”며 “정말 어려운 대학은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입장이다”라고 속내를 털어냈다.

대학팀 news@unn.net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11-06-22 오후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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