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여당이 22일 밤 긴급 당정 협의에서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2조원 투입에 합의했다는 내용이 알려지자 대학가는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공식발표 뒤 개별 대학의 입장을 밝히겠다면서도 2조원 중 대학 부담금 명목으로 배분된 5천억원이 부담된다는 표정이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들은 정부·여당이 등록금 지원을 위해 2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에 대해 긴급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세부 안이 알려지지 않아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장학제도 개선 등 자구책을 마련 중인 대학이 추가로 부담금을 내놔야 하는 데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김동원 고려대 기획예산처장은 “(등록금 부담 완화책 동참은) 대학 입장에서는 노력하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각 대학들이 자구책을 내놓고 있는데 매칭(matching) 형태로 예산을 더 부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칫 학생 교육서비스 질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등록금 동결 대학에 한해 재정 지원하기로 한 것도 비판했다. 김 처장은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등록금 동결 자체가 인하나 마찬가지”라며 “체중을 뺄 때도 과도하게 빼면 불필요한 지방 뿐 아니라 근육까지 줄어든다. 등록금 부담을 줄이는 것도 좋지만, 이런 조치들로 학교 본연의 교육·연구 기능까지 후퇴하는 결과가 나오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슷한 속내지만 일단 구체적 안을 살펴보고 입장을 공개하겠다는 대학들이 많았다. 해당 부서의 대책회의를 통해 정부·여당 안을 검토한 후 필요하면 반박에 나서겠다고도 했다.
김정오 연세대 기획실장은 “부서 직원들과 함께 대책 논의에 들어가고 있다. 오후 2시에 공식발표가 있다고 하니 두고 볼 예정”이라며 “현재로선 정확히 대학에 어떻게 지원하겠다는 것인지, 명목 등록금 10% 인하에 대한 구체적 대책은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성재호 성균관대 기획조정처장도 “공식발표 전이라 정확한 내용 파악이 우선”이라고 전제한 뒤 “매칭 방식의 부담금을 내라는 게 대학에 잉여 자금이 있다고 판단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식발표 내용과 세부 안을 들어본 뒤 대학 측 입장을 말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