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 김봉구 기자] “등록금·적립금·장학금 지표가 대학가 감사의 주요 대상이 될 것이다. 등록금·기성회계와 법정 부담금 등 회계 투명성과 등록금 수준, 저소득층 장학금 지급 문제 등의 지표는 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에도 크게 반영할 계획이다.”
김창경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29일부터 7월 1일까지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 하계세미나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대학’ 제하의 이 강연에는 같은 장소에서 하계세미나를 연 전국대학교교무처장협의회에서도 동석했다.
김 차관은 최근의 반값 등록금 논란과 관련, 대학들이 높은 등록금 의존도를 낮추고 다양한 재원 확보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등록금이나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성장해온 국내 고등교육 재정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등록금 회계에서 적립금 회계로 넘어올 수 없도록 한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건물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돈은 적립하지 못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 학생과 학부모들이 자신이 낸 등록금으로 대학이 건물 짓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립대 회계가 불투명하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사립대 회계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학교법인이 부담해야 하는 법정 부담금을 교비회계에서 지출해 ‘등록금 불신’을 쌓은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인에 수천억원의 돈을 쌓아놓고 등록금 회계에서 법정 부담금을 내는 ‘양심 불량 대학’이 있다. 곧 출범하는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이런 부분을 집중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대학 구조조정 방침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는 “학생·학부모의 학비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다. 대학교육의 질이 수요자를 만족시켰다면 등록금 문제가 이번처럼 크게 터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고 대학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대학 구조조정도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차관은 “결국 감사의 쟁점은 등록금·적립금회계와 법정 부담금 수준, 등록금·장학금 수준 등이 될 것이다. 교과부 뿐 아니라 감사원의 주요 이슈도 이 부분”이라며 “대학들이 자구책을 내놓고 있는지 중점 검토할 계획이다.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각종 평가에도 이를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역설했다. “정부가 국가장학금 확충과 학자금 대출 이자 경감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학의 자구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도 했다.
각 대학 기획·교무처장들은 교과부가 자구책 마련을 요구한 각 지표의 세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지표 개선 정도를 반영해줄 것 등을 요구했다.
배덕효 세종대 기획처장은 “올해 등록금 등 이미 나와있는 관련 지표를 연말까지 얼마나 개선했는지를 반영해달라”고 건의했다. 심원보 건양대 교무처장은 “저소득층 장학금 수혜비율 등의 항목은 기준이 불분명하다. 저소득층이 어느 범위까지인지, 이들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해 장학금을 줄지를 교과부 차원에서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등록금·장학금 지표나 적립금의 학교교육 재투자 정도 등 대학이 얼마나 자구 노력을 기울였는지가 틀림없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소득층 장학금 기준에 대해서는 “대학이 학생 장학금에 재원을 투입해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유도하는 차원이다. 일률적 기준을 제시하기보다 개별 대학이 자율적으로 설계하면 정부가 수용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