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보전해주는 대학 연구사업 지원 공통 인건비·관리운영비인 연구간접비(이하 간접비) 집행에 대한 대학의 재량권이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에 정부가 간접비를 지급할 때 용도를 지정했던 현실적 제약을 풀어 대학의 연구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대학 연구간접비 제도 선진화 방안’ 공청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추진키로 했다. 교과부 의뢰로 정책 연구를 맡은 홍대식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사진 맨오른쪽>는 간접비 집행용도 규제 완화와 대학 재량권 부여를 강조했다.

 
  사진 : 한명섭 기자 prohanga@unn.net

홍 교수는 “대학 연구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전문적 환경 구축이 중요하다”며 “간접비는 연구활동 관련 행정·공간·시설 등을 조성하는 비용이다. 연구 환경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한 재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간접비 자체가 원가 수준에 못미쳐 대학 자체 재정으로 연구활동을 지원하게 돼 연구경쟁력 강화에 한계로 작용했다”고 분석하며 “특히 정부가 간접비 집행용도를 제한해 대학의 비효율적 재정 운용으로 이어졌고 연구 재투자도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가 내놓은 개선안에 따르면 간접비의 ‘원가 보상’ 개념이 확립된다. 간접비 원가 계산을 바탕으로 간접비율을 책정하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인 정부·대학·연구자가 간접비를 실질적 대학 연구 지원과 재투자를 위한 재원으로 인식하게끔 유도한다.

간접비 집행용도 규제는 단계적으로 완화된다. 연구중심대학의 경우 대학에 원가 계상 자격을 부여해 대학의 재량권을 확대하고, 여타 대학들에게도 집행용도 규제 완화 규정을 적용해 연구사업에 간접비를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립하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정부 개별 부처의 간접비 적용 비율 차이 및 예외사업 축소 △간접비 분리지급을 통한 대학·연구자간 행정적 마찰 해소 △대학 내부 재무관리·회계시스템 강화를 통한 투명성 확보 등도 제시됐다.

교과부는 간접비 관리 실태조사 관련 지표·기준을 만들고, 배분 비율·방식·사용처 등을 둘러싼 대학과 연구자간 갈등을 줄이기 위해 간접비 개념을 명확히 정립하기로 했다. 교과부 측은 “사전 규제에서 사후 관리·감독 형태로 바뀌며 대학의 자율성·책임성이 높아지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선진화 방안은 이날 공청회에서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다음달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공청회에는 성재호 성균관대 기획조정처장, 최경희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장, 서판길 울산과기대(UNIST) 교수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