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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학위복후드색-장수영(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최근 모대학 총장의 취임식 사진을 보니 그는 공학박사인데 학위복의 후드색은 흰색이었다.

그 분은 미국대학에서 학위를 받았으므로 후드색은 감색일 가능성이 가장 많다. 원래 학위복은 중세유럽대학에서 먼저 생겼으나 프랑스, 독일 등에서는 학위복이 폐지되어 박사학위를 받는 사람들도 학위복을 입어보지 못한다.

그러나 미국대학들은 1893년에 제정된 학위복 규정에 따라 대부분 학위별로 통일되어 있다.

학사학위복은 소매가 길고 뾰족한 특징이 있으며 후드는 생략한다.

석사학위복의 소매는 더 길고 좁으며 팔꿈치쪽이 갈라져 있다.

박사학위복은 소매가 둥글고 풍성하며 세 개의 줄이 새겨져 있다.

학위복에서 가장 눈에 뛰는 것은 석사와 박사가운의 후드이다.

벨베트(Velvet)천의 색은 학문분야를 나타낸다.

농학-옥수수색, 인문학-흰색, 경영학-갈색(진흙색), 치의학-연보라색(라이락), 경제학-구리색, 교육학-연한청색, 공학-오렌지색, 미술 및 건축-갈색(브라운), 임학-황갈색, 가정학-밤색, 법학-자주색, 도서관학-레몬, 의학-녹색, 음악-핑크, 간호학-살구색, 약학-올리브색, 철학-감색, 공중보건-연어살빛, 체육학-쑥색, 자연과학-금빛노란색, 사회사업학-담황색, 신학-주홍색, 수의학-회색. 그리고 후드의 가운데 보이는 비단라이닝의 색은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의 고유한 색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체로 인문학은 흰색, 의학은 붉은색으로 되어 있으나 통일되어 있지 않다.

어떻게 보아도 최근 취임한 공학박사 총장이 흰색후드를 입고 있는 것은 잘못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미국과 똑같이 할 필요는 없다. 조속히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같은 단체에서 학위복 규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미국에서 공학이나 자연과학의 학위명이 Ph.D.(Doctor of Philosophy)이므로 후드색은 감색이다. Dr. Eng 학위를 받으면 후드색은 오렌지색이 된다.

이와 같이 된 것은 역사적 이유가 있다. 중세기 유럽에서 대학이 처음으로 설립될 때에는 법학부, 의학부, 신학부와 철학부가 있었다.

따라서 문학, 역사, 철학, 자연과학 등이 모두 철학부에 속하여 있었으며 이와 같은 제도는 20세기 초까지 계속되었다.

법학부, 의학부, 신학부는 모두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곳이고 철학부만이 순수학문을 하는 곳이었다.

그러다 보니 프린스턴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이승만 박사도 우리는 철학박사로 알고 있고 컬럼비아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김활란 박사도 철학박사로 알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의과대학을 졸업하면 M.D.(Doctor of Medicine)학위를 받는데 이 학위는 전문학위로서 독창적 논문제출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학위복은 소매에 세 줄이 새겨진 박사학위복이며 후드는 녹색이다.

의대를 나온 사람이 다시 학문학위인 Ph.D.를 받으면 감색의 후드와 함께 녹색후드 두개를 동시에 입게 된다.

그리고 임상의가 될 사람은 M.D.로서 충분하며 기초의학연구에 종사할 사람들이 Ph.D.를 하게 된다. 실제로 M.D.학위만 가지고도 의대교수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조속히 학위복 후드색을 통일시킬 필요가 있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2-08-31 오후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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