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사립대 2학년에 재학 중인 강모(23)씨는 최근 고민에 휩싸였다. 여름방학을 맞아 2학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봤지만 아직까지 일거리를 찾지 못했기 때문. 강씨는 상대적으로 시급이 높은 과외를 하기 위해 여기저기에 전단지를 붙여봤지만 아직까지 연락온 곳은 없는데다 관공서 아르바이트는 이미 마감이 끝난 탓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강씨는 “올해 유난히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힘든 것 같다”며 “등록금을 모으려면 하루라도 빨리 일을 시작해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름방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2학기 등록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대학생들이 ‘알바 전쟁’을 치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시급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 과외시장은 중계업체가 성행하면서 예전처럼 선후배 인맥을 통해 알음알음 구하기가 힘들어지고, 괜찮은 일자리는 단기 아르바이트생을 사절하면서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진 탓이다.
숭실대 3학년 강모(24)씨는 “과외만 전문적으로 하거나 첫 달 과외비 절반을 수수료 명목으로 내야하는 중계업체가 늘어나면서 인맥을 통해 과외 자리를 구하는 것은 옛말이 됐다”며 “과외 중계업체에 등록하더라도 기다리는 학생들이 많은 탓에 언제 연락을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 사이에서 ‘꿈의 알바 ’로 불리는 관공서 아르바이트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알바 고시’라는 신조어도 만들었다. 그만큼 관공서 아르바이트 자리가 ‘바늘구멍’이라는 것.
실제로 일부 관공서에서는 모집인원의 무려 11배가 넘는 학생들이 몰리면서 이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월 570명 모집에 13.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0년 겨울방학 때는 700명 모집에 16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자치구도 경쟁이 치열하다. △강동구 10.6대1△구로구 5.7대1△강북구 5대1△광진구 10대1△도봉구 24대1(37명 모집 마감) 등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자체도 사정은 마찬가지. 안양시는 106명 모집에 1203명이 몰려 경쟁률이 11.3대 1에 달했다. 지난해도 12.4대 1(111명 모집에 1380명 지원)의 경쟁률을 보였다. 수원시도 192명 모집에 1583명이 몰려 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지원자 1066명(202명 모집 5.2대 1)보다 훨씬 많았다. 안산시도 187명 모집에 1220명이 몰려 경쟁률이 6.5대 1을 나타냈다. 이처럼 관공서 아르바이트에 학생들이 몰리는 것은 자료정리와 전산입력 등 비교적 간단한 행정사무보조 업무만 하면 한 달에 100만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덕여대 한동흔(중국어과 4)씨는 “관공서 아르바이트는 행정조직을 경험하면서 적지 않은 월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며 “일하는 시간도 고정적이라서 다른 아르바이트까지 ‘투잡’으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학생들은 보수만 높으면 어떤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한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이 대학생 7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만일 돈만 많이 벌 수 있다면?’이란 질문에 남학생의 83.5%, 여학생의 75.1%가 ‘공사장, 물류센터 등 노동 강도가 높은 곳에서도 일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또 ‘마루타 알바’처럼 위험이 따를 수 있는 아르바이트에 대해서도 ‘돈만 많이 준다면 할 수 있다’는 응답이 남학생의 57.0%, 여학생의 29.2%가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성인PC방 등 형사처분 대상이 될 수 있는 불법 알바에 대해서도 남학생의 경우 절반을 상회하는 51.9%가 ‘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신대 이정훈(철학과 2)씨는 “복학을 하려면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학생들은 시급이 높은 아르바이트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며 “주변에 단기간에 큰돈을 만질 수 있는 마루타 아르바이트만 찾아보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