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국 쉔젠에서 개최되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게 됐습니다. 그 동안 이 대회에서 배구 국가대표팀의 성적이 부진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팀의 조직력을 극대화해, 대회 우승에 도전하겠습니다.”
이경석 경기대 배구부 감독은 국내 최고의 세터라고 불리며, 1980~90년대 우리나라 배구계의 한 축을 담당했다. 1989년 제5회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이 감독은 우리나라가 우승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결과 그는 대회 MVP와 세터상을 수상했고 베스트6에도 선정됐다. 당시 일본과 중국 등 다른 나라 배구 관계자들도 이구동성으로 “이경석 선수가 아시아 최고의 세터”라고 인정할 정도였다.
1993년 현역에서 은퇴한 이 감독은 이듬해 모교인 경기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달 벌어진 전국대학배구 춘계대회 우승과 대회 4연패는 물론 2006년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맡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끄는 등 지도력도 인정받고 있다.
전국대학배구 춘계대회 우승소감으로 “선수들이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한 것이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감독을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주 공격수인 최홍석 선수가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 참가로 공백이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조직력으로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해 기쁨이 더욱 컸다”고 말했다.
경기대 배구부가 정상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1997년 감독 부임 후 경기대 배구팀은 무려 12번이나 준우승을 했다. 2004년, 감독으로 부임한 지 7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우승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믿을 수 없는 역전패도 몇 차례 있었다”며 “그런 어려움이 감독으로서 성숙할 수 있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을 회상했다. 이 감독이 소속됐던 고려증권팀은 현대팀과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을 다수 보유한 현대팀이 멤버 상으로는 화려했지만 고려증권팀의 조직력과 짜임새 있는 수비로 인해 두 팀은 최정상의 자리를 양분했다. 이 감독은 “당시 팀 내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 눈만 쳐다봐도 서로 어떤 플레이를 할 것인지를 다 알았을 정도”라며 “현대에 비해 멤버 상 다소 불리한 점도 있었지만 정신력과 조직력으로 이를 극복한 점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명세터’ 출신답게 세터예찬론을 펼쳤다. “세터는 공격을 만들어나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며 “현재 프로배구팀 감독 등 지도자를 보면 세터 출신이 매우 많다.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나가는 세터의 역할이 감독으로서의 자질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최근 유니버시아드 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돼, 대회 준비에 집중하고 있다. 배구 대표팀은 지난달 27일부터 경기대 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 감독은 “대표팀 감독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대회 우승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8월 대회를 앞두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주전멤버를 빨리 구성하고 선수들 간 호흡을 맞춰 나가는 점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