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수험생들이 대학에 입학원서를 내는 것도 이처럼 자신의 장래운명의 길을 선택하고 걸어가는 일이다. 그런데 이것은 자신이 이 땅의 남과 북 어느 한쪽에 태어나는 것과는 다르다. 부모의 뱃속에서 나오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지만 대학을 선택하고 학과를 선택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기 대문이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입시생들이 자신의 선택권을 포기한다. 학업 성적에 의해서 대학을 선택하고 학과를 선택하도록 강요받고 대개 이에 따른다. 수능 얼마면 어느 대학 어느 학과라는 식이다. 서울대를 정점으로 하는 대학의 서열이 있고 장래 사회에서 그것이 발휘하는 위력을 무시할 수 없는 이상 대학서열에 매달리는 것은 다른 대안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학과선택은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학과선택은 반드시 자기 재능과 취미에 맞아야 한다. 왜냐면 재능과 취미는 사람마다 매우 큰 차이를 지니고 있고 거기서 능률과 성장 속도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런 재능과 취미가 따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2백킬로그램이 넘는 씨름 선수가 높이뛰기 선수로 출전해서 실패하는 것과 다름 없다. 이와 달리 적성과 진로만 제대로 맞으면 일생동안 그는 신바람나게 빠른 성장을 해서 성공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은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출세하더라도 자신이 그 길에서 행복하지 못하다면 그것은 실패한 인생이다. 그러므로 학과 선택권은 일생의 행복권의 선택이므로 그것은 누구에게도 양보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무조건 남들이 좋다는 학과부터 무조건 붙고 보자는 것은 잘못이다. 이제는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을 연구하는 시간, 자신에게 주어진 값진 길이 어느 길인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할 시간이다. 그리고 이것은 일부 재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늘 보지만 일부 학생은 졸업할 때까지도 자기 전공에 회의적인 경우가 있다. 백번 노력을 했는데도 길이 잘못 되었다고 판단되면 그것은 실패한 길이며 더 갈 필요가 없는 길이다. 그런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끊임없이 자신을 성찰하고 자기를 발견하는 작업을 계속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