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육개발원(부연구위원, 연구팀장)
- 미국 피츠버그대 국제교육연구소 초빙연구원(풀브라이트 재단)
- 서울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박사과정(교육행정 전공)
첫째, 고등교육교부금제가 국가재정운영의 탄력성을 해치고 경직성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 둘째, 민간재적 성격이 강한 고등교육에 국가의 재정지원을 법적의무화 하면 공공성이 강한 교육사무에 대한 국가의 지원에 부담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셋째, 국립대에 대한 재정지원부담이 이미 절대규모를 넘어서는 등 지금도 다양한 방식으로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을 하고 있으므로, 이 제도의 도입보다는 오히려 국립대학재정운영의 효율성 제고가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넷째, 고등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은 현재와 같이 국가의 특별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학별 사업단위 지원방식으로 지속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일 것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들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우선 재정운영의 경직성이 초래된다는 것은 일면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오히려 네번째 이유인 대학별 사업단위지원을 유지함으로써 대학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강화하려는 논리의 이면이다. 만약 국가의 정책목표를 위해 대학을 통제하려 든다면 최근의 BK21 정책에서와 같은 불합리를 지속시키게 될 것이다. 현재 여러 형태로 지원되고 있는 고등교육예산을 한 데로 묶고 합리적인 배분기제를 갖춘다면 대학과 국가 모두 예측 가능한 예산기획을 할 수 있을 것이며, 당연히 재정운영 효율성도 제고될 것이다.
다음으로 고등교육이 과연 민간재인가 하는 점이다. 이것은 현재 국가의 공공재정 투입이 부족함으로 인해 개인의 부담이 높은 현실을 그대로 인정하려 드는 논리이다. 교육은 기본적으로 공공적 사무이다. 우리나라의 고질적 교육문제인 과도한 사교육비는 적절한 규모의 공공투자가 이루어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가수요다. 고등교육도 그것이 ‘교육’인 한 공공재화로서의 성격이 강하며 가능한 공공재 투입률이 높아져야 할 것이다. 지식정보사회에서의 경쟁력을 말하면서 고등교육을 민간에게 전가시키려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역설이다.
마지막으로 국립대학재정운영의 비효율성에 대한 지적이다. 고등교육 교부금제도는 어쩌면 바로 이 문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처방일 것이다. 보다 표준화된 재정배분방식을 서로의 합의하에 적용한다면 국립대들도 자율적으로 재정을 운영할 것이며, 그것은 곧 재정의 효율성으로 직결될 것이다. 현재 50여개가 넘는 국립대학의 모든 예산항목들을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고 있는 이상 재정운영의 효율성 제고는 요원하다.
고등교육교부금 제도는 단순히 재정을 무작정 확대하려는 논리만은 아니다. 그보다는 대학재정확보의 안정성을 기하는 일이며,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서 재정을 배분하고 예측가능하게 함으로써 대학별로 재정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려는 목적이다. 언제까지 국가와 정부가 모든 대학들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 재정당국은 몇 푼의 재정부담 증가에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가져올 국가자원의 효율성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