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에서 연재하는 칼럼입니다.
합격통지를 받은 대학 신입생들의 기분이 아마 그럴 것이다. 온갖 역경을 다 이겨내고 정상에 올라와 보니 온 세상이 눈 아래로 펼쳐진다. 하늘을 덮고 있던 구름마저도 눈 아래에 깔려 있다. 꼭대기에 올라섰으니 그야말로 나를 듯한 기분이다.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그에게 축하의 말을 전해 줄 것이다. 그리고 사실로 그만큼 세계에서 기장 가혹하다고 알려진 시험지옥을 이겨냈으니 그만한 찬사도 받아야하고 이제부터는 좀 쉬기도 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쉴 시간은 별로 많지 않다. 산 정상에 오른 사람은 이제부터 내려가는 일만 남아 있지만 대학 신입생은 이제부터 또 다른 목표를 향해서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목표는 전처럼 인문계냐 자연계냐를 따지는 것만은 아니다. 이제부터는 애들이 아니라 성인으로 살아야 한다.
성인은 혼자 걷는 사람이다. 자기 인생에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이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온 세계의 한사람으로서 떳떳하게 자기주장을 말하고 신념으로 행동하며 지식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살아 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세상을 내다 봐야 한다. 경쟁하며 옆의 친구와 좁은 길만 보고 따라가던 것과 달리 이제는 정상에 올라 선 사람으로서 넓게 보고 멀리 보며 자기 스스로의 판단으로 인생관 세계관을 정립해야 한다.
물론 대학생이 되어도 전처럼 열심히 공부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그 동안에 못 읽었던 세계 명작도 읽고 영화 감상도 하고 해외여행도 해 보고 미팅으로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렇지만 장차 무엇이 되든 출발전에 인생의 기본 인프라부터 구축하는 것이 순서다. 그것은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살아가는 이상 이 땅에 대한 모든 정황조사부터 하고 달려야 한다는 것이다. 떳떳하게 부끄럽지 않게 살고 자칫 지뢰 밟지 않고 가치 있는 길을 가려면 우리는 한국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분단국가다. 강대국들이 한 짓이다. 그리고 지금도 우리는 그들에게 농락당하고 있다. 또 머리가 굳어진 많은 기성인들이 정신없이 그 장단에 놀아나며 우리에게 거짓을 가르치고 선동하고 이익을 챙기며 우리 민족을 분열시켜 왔다.
대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었다면 이같은 현실을 바로 인식하고 언론의 선동이 아닌 주체적 판단력에 의한 가치관을 정립하고 그 기초 위에 공부 방향을 설정해 나가야 한다.
우리의 미래는 젊은이들에게 있다. 시간이 흐르면 늙은이는 죽는대서가 아니다. 세습 독재자 김정일과 그 일당을 비롯해서 남이나 북이나 썩은 피는 가고 선하고 신선한 새로운 피가 아니면 민족적 역사의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 바야흐로 히말라야 정상이나 백두산 한라산 정상에 올라선 기분으로 세계를 보고 한반도를 바라보라. 그리고 거기서 전공과 함께 내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김우종 한국대학신문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