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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대학논단】지적소유권과 교과서복사-장수영<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50년대에 대학을 다닌 우리 세대는 교과서가 없어서 손으로 쓴 원고를 등사한 책으로 공부했다. 50년대 후반에는 대만에서 원서의 해적판이 나와서 많은 돈을 주고 그런 책을 사서 읽은 적도 있었다.

80년대에는 국내출판사들이 외국의 원서를 불법복사해서 공급하였고 학생들은 싼값으로 그런 책을 사서 볼 수가 있었다.

그러나 90년대에는 그와 같은 불법행위가 허용되지 않고 한국, 태국, 필리핀, 대만, 인도네시아등지에만 판매하는 수입교재가 판매되기 시작되었다. 이와 같은 책들의 국내가격은 3만원대지만 외국에 나가서 사려면 1백달러(13만원)정도를 주어야 살 수 있다.

수입서적은 대부분 미국출판사에서 발간한 것이지만 독일과 영국 책도 가끔 볼 수 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 대학생들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원서를 구입할 수 있다.

1950년대 원서 한권의 값은 10달러정도였으며 그 정도의 돈은 한달 하숙비와 비슷하였다. 50년후인 지금 책값은 10배가 오른 셈이다.

그런데 신학기가 되면 학생들은 이와 같은 수입교재를 구입하지 않고 복사해서 사용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책값이 3만원이라면 복사비는 2만원정도가 되므로 불과 만원을 절약하기 위해서 복사를 하는 것이다.

문제는 복사를 하는 학생들은 그것이 불법임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 교수들도 학생들에게 그런 문제를 거의 언급하지 않는 것 같다.

또한 교수들이 교재를 선택할 때 그 책이 수입교재로 서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10만원 이상을 주고 사야 되므로 복사를 장려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책을 무단 복사하는 것은 저자와 출판사의 지적소유권(Intellectual Property)을 침해하는 것이다. 교재를 복사하는 학생들은 미래에 자신이 쓴 책을 남들이 무단 복사함으로써 피해를 받는 경우를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논문표절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데 이것도 타인의 지적소유권을 존중하는 습관을 기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외국의 전문서적을 읽다가 보면 사진 한장까지도 출처를 밝히고 자신이 쓴 다른 책에서 인용할 때에도 출판사의 승인을 받고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최초로 금속활자가 발명되었으나 19세기까지는 외국에서와 같이 출판사와 서적유통체계가 발달되지 못했다.

따라서 좋은 책을 보면 필사(筆寫)하는 것을 당연시했고 그것에 대한 죄의식이 전혀 없었다.

그와 같은 습관이 오늘날 우리학생들이 아무 생각없이 교재를 복사하게 된 것으로 본다.

모든 대학의 교수님들이 강의시간에 교재의 무단복제를 왜 하지 말아야 되는가 하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은 다른 용돈을 절약해서라도 무단복제대신 제값을 주고 책을 구입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교수들도 교재를 선택할 때 반드시 서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책인가를 확인하여야 한다. 학생 때부터 지적소유권의 중요성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2-07-08 오전 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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